192억 평창올림픽 기상관측 항공기 2년 늦게 들어왔는데, 또 날개 못펴
기상청·업체서 안전증빙 못갖춰 평창올림픽 때 사용 못할 가능성
기상청이 "평창동계올림픽이 잘 치러질 수 있도록 기상 지원 사업에 투입하겠다"며, 총사업비 192억원을 들여 미국에서 도입한 다목적 기상관측 항공기가 기초적인 서류조차 준비 못 해 국토교통부 감항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감항검사는 항공기가 안전 운항을 할 수 있는 기본 요소들을 구비했는지 평가하는 기초 검사이다. 다목적 항공기가 첫 단계부터 통과하지 못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내년 2월) 때 활용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기상청이 25일 국회 신보라 의원(자유한국당)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지난 8월 30일 국내 반입됐다. 기상청은 2012년 항공기 도입 사업을 시작하면서 "2015년 11월 국내 도입을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잇단 결함이 발견되거나 행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당초 예정보다 2년 가까이 늦어졌다. 그런데 국내에 어렵게 들여온 이 항공기가 정비 기록 등 기초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국토부 감항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측은 "미비 서류를 보완해서 다음 달 다시 판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평창올림픽 기상 지원, 태풍 및 황사 관측 등의 명목으로 예산 192억원을 들여 2012년부터 기상관측기 도입을 추진했다. 이 항공기 도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평창올림픽 개막 전까지 인공증우·증설 실험 및 각종 기상지원 능력에 대한 실질 점검이 벌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다음 달 국토부의 감항검사를 통과하더라도 평창올림픽 지원이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기엔 일정이 매우 빠듯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기상청의 사업관리 부실, 항공기 납품계약을 한 A사의 자질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원래 강관·파이프 제조업체인 A사는 지난 2013년 2월 기상청이 기상관측기 납품 입찰 공고를 내자 '항공기 부품 제조업'을 사업 분야에 추가하고 응찰했다. A사는 다목적 항공기 제작 과정에서 비(非)공인 부품을 쓴 사실이 드러나 납품을 거부당하는 등 납품 기일을 번번이 지키지 못해 현재 173억원의 지체상금이 부과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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