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그리 별론가.. 팀 쿡 '위대한 100人' 탈락

양지혜 기자 2017. 9. 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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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CEO 대거 포함.. '세계 시총 1위' 애플 CEO 체면구겨]
6년전 취임 후 주가 3배 올리고 매출·직원 2배 늘렸지만 '잡스의 혁신 DNA'엔 부족 평가
전문가 "요즘 혁신은 삼성이다"

세계 최고의 혁신기업 애플의 팀 쿡(57)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창간 100주년 특집으로 선정한 '위대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현역(現役)들(Greatest living business minds)' 100인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발표된 이 명단에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대기업을 일궈낸 주요 창업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아시아계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태국의 짜런 시리와타나팍디 타이 베버리지 회장 등이 선정됐다. ◇세계 시총 1위 기업 CEO의 명단 제외… 아이폰X엔 싸늘한 시장 반응

이번 명단에는 창업자뿐 아니라 주요 IT 기업의 핵심 경영진들도 상당수 이름을 올렸다.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 모기업) 회장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자(COO), 멕 휘트먼 휼렛 패커드 CEO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쿡 CEO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수장인데도 빠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포브스 명단에 대해 애플은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애플 전문 매체인 페이턴틀리 애플은 "쿡 CEO는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기업으로 키운 주역"이라며 "포브스 명단에서 빠진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쿡 CEO가 제외된 데 대해 그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혁신 유전자(DNA)'를 계승하지 못했다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애플은 지난달 12일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텐)과 아이폰8을 공개하면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이폰X과 아이폰8 시리즈는 기대와 달리, "혁신이 없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22일 미국·영국·중국 등에서 출시된 아이폰8의 경우 발매 때마다 밤을 새우며 기다리던 고객들의 대기 행렬이 사라졌고, 애플의 시가총액은 열흘 만에 약 50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외신들은 "아이폰X은 새로운 게 없는데 가격은 999달러(약 113만원)나 하고 (부품 부족으로) 출시마저 11월에야 한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비벡 와드와는 "요즘엔 애플에서 기대한 혁신이 삼성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가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폰에 기대했던 모든 것이 갤럭시S8에 있었다"고 애플을 깎아내렸다. 뉴욕타임스는 "시장은 아이폰X이 생산 지연과 높은 가격 탓에 소비자 외면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매출 2배 성장에도 잡스 꼬리표 떼기 쉽지 않아

쿡 CEO는 2011년 8월부터 잡스 애플 창업자에 이어 7년째 애플을 이끌고 있다.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그가 CEO에 취임한 이후 애플의 주가는 약 3배 올랐고, 매출도 2011년 1087억달러(약 123조원)에서 작년 2160억달러(약 244조원)로 2배 뛰었다. 약 6만명이던 직원 수도 6년 새 약 11만명으로 늘었다. 쿡 CEO는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와 제품 개선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스플레이 화면을 키운 아이폰6 시리즈가 쿡 CEO가 히트시킨 대표작이다. 잡스의 '기기 혁신' 대신 '관리 혁신'을 성공시킨 것이다.

하지만 쿡 CEO는 "왜 잡스처럼 혁신을 이루지 못하느냐"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잡스는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내놓으며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반면 쿡 CEO는 '조금 더 좋아진' 물건을 내놓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에서 일했던 엔지니어 밥 버로우는 CNBC 인터뷰에서 "쿡이 CEO가 되고 처음 한 일은 애플을 역동적인 변화의 선도자에서 지루한 영업 회사로 바꿔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계 1위 온라인 결제 업체 페이팔의 피터 틸 창업자는 올 초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애플의 시대는 끝났느냐"는 질문에 대해 "팀 쿡의 잘못은 아니지만 스마트폰은 더 이상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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