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중의원 해산" .. 고이케 '희망의 당' 깃발 들고 정면 대결 선언

오영환.윤설영 2017. 9. 2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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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북핵 위기 속 지지율 50%대로
내달 22일 총선서도 보수 결집 노려
8% 지지 고이케 당 약진 여부 관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28일 중의원을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저출산·고령화 문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국난(國難)으로 규정하고 이번 해산을 “국난 돌파 해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8%인 소비세를 2019년 10%로 올리는 데 따른 증세분 일부를 교육 무상화 등 ‘전(全)세대복지’에 충당하려는 방침과 대북 압박 정책에 대해 국민의 신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의원은 임시국회 개막일인 28일 총리의 시정 연설이나 야당 대표연설 없이 개회와 동시에 해산한다.

차기 선거는 다음달 22일 투·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회 개회일의 이른바 ‘모두(冒頭) 해산’은 1966년 아베의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총리 이래 네 번째다. 또 개각을 단행한 정권이 국회 질의를 거치지 않고 중의원을 해산하는 건 전후 처음이다. “국회를 무시한 침묵 해산”, “자기 보신 해산”, "권력의 사유화”란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아베의 기이한 해산 방식을 두고 야당은 “아킬레스건인 사학재단 수의학부 신설 스캔들에 대한 공세를 원천봉쇄 하려는 것” 이라고 비판했다. 아베는 총선 일정도 한반도 정세가 최악인 상황에 맞췄다. 그래서 ‘총선으로 인한 정치 공백이나 위기관리 부실 문제보다 보수 표심 잡기를 우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사학재단 스캔들로 한 때 20%대로 내려앉았다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25일 자 조사에선 50%까지 기록했다. 특히 총선 일정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11월 초 한·중·일 순방 직전으로 잡은 것은 일종의 배수진이다. 트럼프의 첫 방일을 앞두고 유권자가 리더십을 바꾸는 선택을 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공식화한 날 그를 견제할 유일한 인물로 꼽히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도 출사표를 던졌다. ‘고이케 신당’의 이름을 ‘희망의 당’으로 확정하고, 자신이 당 대표를 맡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당에 직접 참여할지 언급을 자제해왔지만 2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 움직임을) 리셋해 내 자신이 나서겠다. 내가 확실히 깃발을 들겠다”고 선언했다.

27일 정식 출범하는 ‘희망의 당’은 현역 의원이 10명 가까이 합류하기로 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닛케이의 여론조사에서 투표 의향 정당은 자민당이 44%로 압도적이었고, 고이케 신당과 제1야당인 민진당은 각각 8%에 불과했다. 멀찍이 앞서가는 자민당과의 간격을 고이케가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아베와 고이케의 정면승부가 시작됐다.

도쿄=오영환·윤설영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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