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혹시 난청은 아닐까?

입력 2017. 9. 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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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면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이들이 사오정으로 태어나 못 듣는 게 아니라,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청각 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확률이 높다는 것. 이번 기사를 통해 당신도 혹시 난청은 아닌지 확인해보자.

28세 회사원 김주영 씨는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팟캐스트를 듣는다. “한번 지하철을 타면 거의 한 시간 동안 서서 가기 때문에 출퇴근길에 나서면 습관적으로 팟캐스트부터 틀어요. 얼마 전부터는 지하철에서 뭘 듣지 않으면 불안해 이어폰을 집에 두고 온 날은 매점에서 살 정도예요.” 24세 대학원생 서은아 씨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중학생 때부터 공부할 때는 언제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었어요. 요즘은 논문을 준비 중이라 도서관에서 거의 하루 종일 음악을 듣죠. 10시간 넘게 이어폰을 꽂고 있는 날은 귀 안쪽 구멍이 빨갛게 돼 있더라고요.” 김주영 씨나 서은아 씨의 사례는 특별한 예가 아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루 동안 상당한 시간을 이어폰으로 뭔가를 듣는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할 때마다 시간을 체크해보면 깜짝 놀랄 정도인데, 그만큼 우리 귀가 오랜 시간 동안 소리에 혹사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팀은 최근 12세 이상 국민 1만6630명을 조사한 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7명은 ‘최소 난청’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난청은 청각이 저하 또는 상실된 상태를 일컫는데, 여기서 말하는 최소 난청은 난청과 정상 청력의 중간쯤 되는 상태를 뜻한다. 의학적으로는 15dB 이하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태를 최소 난청이라 정의하는데, 이 정도면 작은 속삭임을 못 듣는 수준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문제는 최소 난청자의 상당수가 몇 년 안에 난청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난청과 청각 손실, 이명은 60대 이상이 노화로 인해 겪는 문제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20~30대의 난청 비율이 몇 년 사이 급격히 높아졌고, 청각이 건강해야 하는 10대 청소년들의 난청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교생 중 약 25만 명이 소음성 난청 위험 상태라고 한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나빠진 수치로 이들이 청년이 될 시점엔 상당히 많은 난청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청각은 한번 나빠지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 최소 난청 상태의 환자가 생활 습관을 고친다고 해도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지 청력이 가장 좋은 때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난청 인구수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9세의 미국인 5명 중 한 명은 이미 청각이 손상된 상태지만 대부분이 청각 건강에 대해 크게 관심을 쏟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11억 명 이상의 젊은이가 청력 손실의 위험에 놓여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니 코스모의 다음 팁을 참고하고 귀를 보호하는 습관을 들일 것. 

난청을 자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24세 대학생 문지현 씨는 지난달 돌발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아 병원에 갔더니 돌발성 난청이라더군요.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당분간 약을 복용해야 해요. 어떤 전조 증상도 없이, 그리고 특별한 원인도 없이 갑자기 귀가 안 들리는 경험은 정말 끔찍했어요.” 돌발성 난청은 소음,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돼 나타나는 일시적인 난청 현상으로 일부는 이명 현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여기서 이명은 귀에서 윙윙거리거나 찌지직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는 것을 말한다. 청력은 한 번에 갑자기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나빠지기 때문에 지현 씨처럼 전조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곧바로 난청을 경험하기 쉽다.

만약 요즘 부쩍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키워야 한다든지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반복해서 들린다면 당신의 청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니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뮤지션, 연주가, 치과의사, 목수 등 소음을 계속 접하는 일이 직업인 사람을 제외한 일반인들이 겪는 청각 손상의 가장 큰 원인은 테크놀로지의 발달에서 찾을 수 있다. 텔레비전, 라디오, 오디오 등의 볼륨을 높여 지속적으로 듣는 행위는 청각을 손상시킨다. 미국질병예방센터 환경보건국립센터 소속의 상임 의학책임자 율리아 캐럴 의학박사는 이어폰은 귀에서 잘 빠지지 않도록 만들어 헤드폰보다 청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어폰을 가급적 헤드폰으로 바꾸라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귀에 쏙 들어가게 만든 이어폰은 소리를 고막에 직접 전달시켜 청력에 좋지 않습니다. 헤드폰, 이어폰 모두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지만 꼭 써야 한다면 이어폰보다는 귓바퀴 바깥에서 소리를 전달하는 헤드폰을 사용하세요.” 테크 제품을 통해 듣는 소리 외에 소음에 대한 무감각한 태도도 난청을 만드는 주원인이다. 소음의 크기와 지속성은 난청을 유발하는 필수 조건인데 대부분의 사람이 이를 간과한다.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그렇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태도야말로 대단히 위험하다. 청력이 나빠지는 것은 유전보다는 생활 습관에서 기인한다. 우리는 귓속 내이 속에 음파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 뇌로 전달해주는 유모 세포를 약 1만6000개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유모 세포에 이상이 생기면 청력에 문제가 나타난다. 이 세포는 소리를 들으면 휘었다가 다시 펴지는데 지속적으로 큰 자극을 받으면 휜 상태에서 다시 펴지지 않는다. 한 번 밟은 잔디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만 계속 밟고 있으면 잔디가 짓눌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짓밟힌 유모 세포는 원상태로 돌아오지 못해 소리를 들어야 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귀에 손상을 주는 소음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유모 세포는 완전히 망가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매우 천천히 진행돼 스스로 청력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아채기란 어렵다. 

청력을 지키는 5가지 방법 

1 주변의 소음을 측정하는 습관을 기른다 앱스토어에 들어가면 소음을 측정하는 앱이 많이 있다. 대부분이 무료. 노이즈 미터, 소음 측정기, 사운드 미터, 노이즈 헌터 등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다운받은 후엔 자주 가는 레스토랑, 카페, 헬스장 등 당신이 머무는 곳에서 습관처럼 소음의 데시벨을 측정한다. 처음엔 번거롭지만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측정할 수 있다. 65dB이 넘는 소음은 당신 청력에 무리를 준다. 특히 소음 크기가 90dB이 넘는다면 최대한 빨리 그곳을 벗어나자. 

2 집 안 모든 테크 제품의 볼륨을 줄인다 텔레비전, 오디오, 라디오 등 테크 제품을 사용할 때 60:60의 법칙을 지키자. 음악을 들을 때 재생 기계의 볼륨을 60% 이상으로 올리지 않고, 하루에 60분 이상 듣지 않는 것이다. 볼륨 크기를 줄이면 들을 수 있는 시간은 줄인 크기에 비례해 늘어난다. 당신이 사용하는 테크 제품의 음향을 모두 최대치의 60%로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청력을 보호할 수 있다. 

3 귀에 삽입하는 형태의 이어폰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어폰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지만 미래에 청각 장애로 고생하고 싶지 않다면 이어폰 사용은 최소화하자. 귀 건강을 위해서는 헤드폰을 추천한다. 이때도 60:60의 법칙을 지켜야 함은 물론이다. 4 귀마개를 휴대한다 웃기는 얘기 같지만 앞으로 소음이 큰 곳에 오랫동안 있어야 할 때는 귀마개를 착용하길 권한다. 유명 뮤지션들도 오랫동안 음악에 노출되어야 할 경우 귀마개를 쓴다. 록 콘서트장, 록 페스티벌 현장은 물론 공사장 옆의 카페 등에서 귀마개 착용은 필수다. 유명 뮤지션들도 하루 종일 연주해야 할 때면 귀마개 착용으로 귀에 휴식을 준다.

5 어떤 소리도 듣지 않는 시간을 갖는다 시끄러운 음악을 들은 뒤나 영화관을 다녀온 뒤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서 귀를  쉬게 하자.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집에 도착하기 5분 전에는 라디오 볼륨, 음악 볼륨을 끄는 습관을 들인다. 이것만으로도 손상된 청각은 회복할 힘을 얻는다. 

프리랜스 에디터 조윤미 사진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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