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홈피에 글올리면 국정원이 '비방 대응작전'

2017. 9. 25. 12: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인 홈페이지 인터넷 게시글까지 밀착 모니터링하는 등 일거수일투족을 사찰하며 조직적으로 비방 여론전을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글 게시 이틀 뒤인 2009년 3월 3일 원 전 원장이 내부 회의에서 해당 게시글을 언급하며 대응 심리전을 펼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관용' 강조 글 올리자 "故김수환 추기경 칼꽂은 것" 비판글 잇따라
원세훈 "심리전 대응하라" 지시 정황..검찰, 조만간 원 前원장 소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국정원법·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구치소로 향하기 위해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인 홈페이지 인터넷 게시글까지 밀착 모니터링하는 등 일거수일투족을 사찰하며 조직적으로 비방 여론전을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이런 심리전 대응을 직접 지시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비롯한 원 전 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추가 혐의를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

25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등에 따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2009년 3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 토론글을 게시하자 곧바로 심리전단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3월 1일 홈페이지 '사람세상'에 '민주주의와 관용과 상대주의'라는 글을 올려 "민주주의 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용"이라며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다름을 상호수용하고 통합할 줄 아는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국가보안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관용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가 강정구 교수의 처벌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그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라면 그 정도의 발언은 용납돼야 할 자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후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에서 김 추기경의 행적을 둘러싼 평가를 놓고 네티즌 사이에 논쟁이 일자 그에 관한 견해를 밝힌 글이었다.

한동안 외부활동을 접고 봉하마을 사저에서 칩거 중이던 노 전 대통령이 글을 올리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가 인터넷 토론정치를 본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일기도 했다.

국정원은 곧바로 사이버 여론전에 돌입했다.

국정원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그 무렵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노 전 대통령이 김 추기경 뒤에 칼을 꽂았다'는 식의 비판 글이나 댓글이 게재됐다.

때마침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의 게시글을 거론하며 "'민주주의를 하려면 공산주의를 할 자유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것과 비슷한 소리"라고 정면으로 비판하자 인터넷 게시판에는 해당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는 글이 늘기도 했다.

검찰은 이런 인터넷 게시글과 댓글의 배후에 심리전단의 '온라인 대응작전'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글 게시 이틀 뒤인 2009년 3월 3일 원 전 원장이 내부 회의에서 해당 게시글을 언급하며 대응 심리전을 펼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리전단은 이후 민간인 외곽팀 등을 동원해 노 전 대통령 발언을 비방하는 취지의 인터넷 댓글 활동을 펼치고, 보수 논객의 기고를 유도한다는 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당시 전직 대통령을 향한 국정원의 사찰과 여론전 활동이 이후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국정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이르면 이번 주 중 원 전 원장을 불러 국내 정치공작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pan@yna.co.kr

☞ 신태용 "히딩크, 사심없이 도와준다면 1%도 거절안해"
☞ 20대 여교사에 활 쏜 '갑질 교감'…과거 여직원도 폭행
☞ 직원 추석선물로 '전쟁 생존가방'…전투식량·방독면 담아
☞ 트럼프, NFL 선수에 '개XX' 욕설…'무릎 꿇기' 저항 확산
☞  에어쇼 도중 전투기 바다로 곤두박질…조종사 숨져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