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시간 '템플 스테이'>휘영청 달빛 아래 스님과의 茶談..'참 특별한 한가위'

정우천 기자 2017. 9. 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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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봉은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경전을 베껴 쓰고 있다.
경북 경주 골굴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선무도를 배우고 있다.
전남 해남 미황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참선을 하고 있다.

- 전국 사찰 31곳서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전통 수행법 ‘선무도’ 배우기

설악산 숲길 걸으며 명상하기

경전 베껴쓰는 寫經·탁본체험

1인1실서 나홀로 템플스테이

계룡산 트레킹과 계곡서 참선

‘석양속 자신 돌아보기’이벤트

지리산에서 달 구경하며 산행

송편빚기·합동차례·민속놀이

외국인 방문객 대상 행사 다양

유난히 긴 올해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9일)에 산사(山寺)를 찾아 ‘템플스테이(Temple Stay)’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번 연휴 특별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전국 31개 사찰 대다수의 예약 접수가 이미 끝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추석 템플스테이가 인기를 끄는 것은 절에서 추석을 쇠더라도 송편 빚기, 차례 지내기 등을 할 수 있는 데다 ‘온전한 쉼’을 통해 활력을 재충전할 수 있기 때문. 경험자들은 “명상, 가을 트레킹, 스님과의 차담 등을 통해 분주했던 일상을 잊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청정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한가위 보름달과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수많은 별을 관측하는 것도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추석 연휴에 특별한 일정이 없는 국내 체류 외국인들도 템플스테이에 대거 합류하고 있다.

25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올해 추석맞이 특별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전국적으로 총 31곳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6곳으로 가장 많고 전남 5곳, 경북 4곳, 서울·전북 각 3곳, 강원·경남 각 2곳, 부산·대구·세종·충북·충남·제주 각 1곳씩이다. 운영 기간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10여 일까지 다양하다.

올해는 연휴 기간이 길어 추석 템플스테이 참가자도 예년에 비해 크게 늘 전망이다. 실제로 경북 경주 골굴사(정원 100명), 강원 인제 백담사(30명), 전남 해남 미황사(15명) 등 상당수 사찰은 지난 8월 말∼9월 초에 이미 예약 접수가 마감됐다. 나머지 사찰들도 최근 예약이 마감됐거나 몇 자리 남지 않은 상황이다.

사찰들은 템플스테이 기간에 추석(10월 4일)이 낄 경우 전날에는 송편 빚기, 당일에는 추석 합동차례·민속놀이 등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이 때문에 참가자들은 집을 떠나 추석을 쇠는 심적 부담을 떨쳐버릴 수 있다.

사찰마다 고유한 프로그램도 많다. 골굴사에서는 청명한 달빛 아래 불교의 전통수행법 중 하나인 선무도를 배울 수 있다. 백담사에서는 설악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숲 명상’ 프로그램이 인기다. 숲길을 걷다가 도중에 ‘돌탑 쌓기’를 통해 자신의 꿈을 켜켜이 쌓아볼 수도 있다. 미황사에서는 달빛 아래서의 포행(천천히 걸으면서 참선)이 마음에 울림을 준다.

경기 양평 용문사에서는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줄 ‘달 밝은 밤의 캠프파이어’가 준비돼 있다. 서울 봉은사에서는 검은색 종이에 금색 글씨로 경전을 베껴 쓰는 ‘전통 사경(寫經)’, 변상도(變相圖·불교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그림) 탁본 등 체험을 할 수 있다. 전남 영암 도갑사는 1인1실에서 ‘나홀로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전국적으로도 매우 드문 장소다. 충남 공주 갑사에서는 계룡산 트레킹과 계곡 명상이 가능하다. 경남 산청 대원사는 ‘지리산에서 달 구경하기’를 주제로 세재마을 산행 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북 부안 내소사는 해변 트레킹 후 ‘석양 속의 나를 돌아보기’란 시간을 갖는다. 같은 명상을 하더라도 사찰마다 분위기가 꽤 다름을 알 수 있다.

템플스테이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스님과의 차담이라고 한다. 스님이 우려주는 차를 마시며 특별한 주제를 정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크고 작은 깨달음을 준다는 경험담들이 들려온다. 경기 용인 화운사는 차담의 제목을 ‘스님과 함께 풀벌레 소리 들으며 마음 나누기’로 정해 눈길을 끈다.

추석 연휴 템플스테이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다. 전남 구례 화엄사의 경우 이달 중순에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 캐나다, 미국, 체코, 중국 등 7개국 외국인 20여 명이 서둘러 예약을 했다.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서울 금선사와 봉은사는 외국인 템플스테이를 별도로 진행한다. 화엄사 관계자는 “국내에 와 있는 외국인들이 많은데 추석 때 갈 곳이 많지 않다”며 “연휴 기간에 본국에 있는 가족들을 초청해 템플스테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구례=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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