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김좌진 장군 생가 찾는 60대 일본인의 정체
[오마이뉴스 글:신영근, 편집:홍현진]
▲ 축제가 열리는 21일 홍성을 찾은 일본인 A 씨는 홍성에 숙소를 마련하고 일주일 정도를 머무는 동안 김좌진 장군 사당을 찾아 청소를 하고 홍성역사인물축제장을 찾아 백야 김좌진 장군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마찬가지로 축제장 곳곳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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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매년 9월이면 홍성을 찾는 이유가 있다. 바로 홍성이 고향인 역사적 인물 백야 김좌진, 무민공 최영, 매죽헌 성삼문, 만해 한용운 등 우리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선열들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한 '홍성역사인물축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가 열리는 21일 홍성을 찾은 일본인 A씨는 홍성에 숙소를 마련하고 일주일 정도를 머물렀다. 그동안 김좌진 장군 사당을 찾아 청소를 하고 홍성역사인물축제장을 찾아 김좌진 장군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마찬가지로 축제장 곳곳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있다.
필자는 축제가 시작된 지난 21일 한 장의 사진을 제보받았다. 사진을 보낸 독자는 "어떤 일본인 여성이 축제장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데, 그 이유가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잘못을 사죄하는 의미라고 한다"고 전했다.
마침 축제장에 있던 필자는 일본인 여성을 찾아 나섰지만 허탕을 쳤다. 다음날인 22일에도 축제장에서 이 여성을 찾았으나 결국 못 찾고 축제장을 빠져나온 22일 오후 7시쯤 드디어 사진을 보내줬던 한 독자가 일본인 여성을 찾았다며 전화가 왔다.
드디어 만난 A씨는 국악공연을 관람하고 있었고, 칠순을 바라보는 고령이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실명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필자는 매년 축제장을 찾아 청소와 쓰레기를 줍는 이유에 관해 물었다. A씨는 "예전부터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관심이 많았다. 또한, 과거 일본이 한국인에 저지른 일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매년 축제 기간에 홍성을 방문하고, 그때마다 김좌진 장군의 생가지를 찾아 참배를 하고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 축제가 열리는 21일 홍성을 찾은 일본인 A씨는 홍성에 숙소를 마련하고 일주일 정도를 머무는 동안 김좌진 장군 사당을 찾아 청소를 하고 홍성역사인물축제장을 찾아 백야 김좌진 장군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마찬가지로 축제장 곳곳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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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연이 되어 그 후 7년째 홍성을 방문하고 있다. 배우 송일국은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자다. 처음 송일국 팬으로 한국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A씨는 한국과 일본에 얽힌 역사를 공부하고 과거사를 반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전화를 받아 안내를 하게 됐다는 홍성군 관계자는 "처음 일본어로 전화가 왔을 때는 우리 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후 연극과 관련해서 계속 이메일을 주고받다 보니 일본에 사는 분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A씨가 2011년 이후 매년 서너 차례씩 우리 홍성을 방문하고, 백야 김좌진 장군 사당을 참배하고 청소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홍성군 관계자는 "일본인이지만 우리나라에 대해서 일본이 저질렀던 과거사에 대해 인간으로서 반성과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홍성을 찾아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15일 홍성에 세워진 '홍성 평화의 소녀상'을 이번에 찾아갔다며 소녀상을 찍은 사진을 필자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A씨는 "과거의 역사를 알고 있으며 너무 죄송한 마음이다. 위안부 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한국 사람들이 받아들일 때까지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홍성이 나의 고향 같고 축제장에서 쓰레기를 줍고 청소를 하는 것은 나의 작은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과를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홍성을 방문한 한 일본인이 '홍성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한동안 가만히 소녀상을 바라보다가 앉아서 소녀상의 발을 쓰다듬으며 “발이 많이 추울 거 같아요. 양말과 신발을 신겨 줬으면 좋겠다.”며 한동안 소녀상 앞을 떠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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