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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INSIDE] 국제유가 배럴당 50달러대 상승 배경 글로벌 경기회복·OPEC 감산…당분간 강세

국내 정유·석유화학·건설업계 실적 개선 기대

  • 김경민 기자
  • 입력 : 2017.09.25 10:21:04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데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이후 배럴당 40달러대에 머물던 국제유가는 최근 50달러 이상에 거래되는 중이다. 지난 9월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전날보다 1.6% 상승한 배럴당 50.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탄 건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미국, 유럽 등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경기회복에 따라 유럽 산업, 운송용 석유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도 연말이 가까워지면 허리케인 복구 작업을 위해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석유 수요 증가량이 2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세계 석유 수요는 전년보다 160만배럴 늘어 하루 평균 977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세계 석유 수요 역시 하루 평균 9910만배럴로 올해보다 1.4%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더했다. OPEC도 올해와 내년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올해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평균 142만배럴, 내년에는 13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석유 공급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OPEC은 지난 8월 회원국들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3276만배럴로 전월 대비 7만9100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OPEC 생산량이 줄어든 건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배럴당 50달러 안착 가능성 높아

올해·내년 세계 석유수요 늘 듯

OPEC 회원국을 비롯한 산유국들이 감산을 연장할 거란 소식도 국제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OPEC과 비OPEC국인 러시아 등은 합의에 따라 지난해 10월 대비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20만배럴 감산해왔다. 자바 알 루아이비 이라크 석유장관은 “이라크와 OPEC 회원국들이 내년 3월까지의 감산 합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유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원유 증산 속도는 둔화돼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에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정유, 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업종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정유사가 미리 들여온 원유 재고 평가액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으로 지난 2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국내 정유업계는 3분기 실적 개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건설업계 역시 사우디 등 산유국의 SOC(사회간접자본) 공사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물론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사우디 측이 OPEC 회원국들에 수출량 감축을 권고하고 나섰지만 국가마다 시장점유율 유지 등 이해관계가 얽혀 수출 감축을 제대로 이행할지는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OPEC이 수출 통제로 유가를 끌어올려도 미국이 셰일오일을 증산하면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27호·추석합본호 (2017.09.27~10.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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