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추석, 최악의 추석 ②] "재래시장에 사람 많아도 뜨내기 손님들뿐" 한숨

2017. 9. 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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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6시께.

서울 마포구 망원2동 423일대, 망원시장에는 상인들의 동시다발적인 외침이 울려퍼졌다.

월드컵시장에서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잘된다고 소문난 여기도 양극화가 있다"면서 "앞쪽에는 사람이 많지만 끝까지둘러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한해 한해 갈수록 불황이 더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번 추석은 열흘간의 황금연휴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농수축산물에 집중하고 있는 재래시장은 더욱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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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일ㆍ특가 외침에도 실제 구매 적어
-“떡볶이ㆍ고로케집 등 간식집만 잘돼”
-“시내 빌텐데 10월 장사 포기해야할 판”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자, 싸요 싸. 다음주되면 올라요 올라. 지금 가져가세요. 오늘 사는게 돈버는 거요”

23일 오후 6시께. 서울 마포구 망원2동 423일대, 망원시장에는 상인들의 동시다발적인 외침이 울려퍼졌다. 호객을 위해 일명 ‘멘트를 치는’ 모습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과일가게, 수산물 가게 상인들은 “추석이 코앞으로 오면 가격 오른다면서 지금에 제일 싸다.”고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구름처럼 손님이 모였다가도 몇 번 기웃거리고는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많았다.

이곳은 서울 시내 전통시장 중에서는 꽤나 활성화된 곳이다. 그래서인지 입구부터 적지않은 인파가 몰려 있었다. 400여m에 이르는 직선 골목으로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이 이어졌다. 그러나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손님들로 붐볐던 것과 달리 들어갈수록 휑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사진=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내 풍경. 시장 입구쪽과 간식을 파는 상점에는 손님이 붐비지만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월드컵시장에서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잘된다고 소문난 여기도 양극화가 있다”면서 “앞쪽에는 사람이 많지만 끝까지둘러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한해 한해 갈수록 불황이 더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 가게서 곡물류를 취급하는 B씨 역시 “손님이 다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유명세에 한번쯤 와보는 뜨내기 손님도 많고 떡볶이나 고로케 등 간식 먹으러 오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손님들은 1차 재료를 파는 우리같은 집은 들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여파도 피해갈 수 없었다. 시장 내 정육점을 운영하는 C씨 역시 “김영란법이다 뭐다 해서 선물세트 매출도 뚝 떨어졌다”면서 “한우세트는 10만원대가 많은데 5만원이 넘어가는 세트는 갈수록 판매가 줄어서 명절이라도 특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코앞에 닥친 유례없는 긴 연휴도 걱정이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D씨는 “시내가 텅텅 빌텐데 다음달은 장사 포기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 후 올해 설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급감했다.이번 추석은 열흘간의 황금연휴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농수축산물에 집중하고 있는 재래시장은 더욱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summer@hear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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