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남경필 '차기 경기지사' 기싸움?

유정인 기자 입력 2017. 9. 24. 23:20 수정 2017. 9. 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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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경기도 청년사업은 사행 정책” “청년들에 사과하라”

남경필 경기지사(52·오른쪽 사진)와 이재명 성남시장(53·왼쪽)이 청년 정책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유력한 내년 지방선거 경기지사 ‘맞수’로 거론되는 만큼 이들의 설전이 예사롭지 않다. 선거가 약 9개월 남았지만, 일찌감치 갈등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설전은 이 시장이 남 지사가 추진하는 경기도 청년지원 사업을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이 시장은 지난 8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기도가 하는 1억 통장은 도가 5000만원을 대주겠다는 것인데 대상이 경기도 300~400만 청년 중 최대 4000~5000명밖에 안된다”며 “1000명 중 한두 명을 뽑아 5000만원 혜택을 주는 것으로 이것이야말로 사행성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의 ‘일하는 청년연금’을 겨냥한 것으로, 이는 경기지역 중소기업의 18~34세 청년이 10년 이상 매월 10만~30만원의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경기도가 동일 금액을 지원해 최대 1억원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본격적인 설전은 2주 뒤 남 지사 반격으로 달궈졌다. 남 지사는 지난 22일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사행성이라는 말은 우연한 이익을 얻으려고 요행을 바라는 것인데 지금 지원하는 청년들은 일하는 청년들, 소득이 낮은 청년들”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저한테는 사과 안 하셔도 되지만 이 청년들을 사행성에 물든 청년들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시장 측도 즉각 반발했다. 성남시 김남준 대변인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 시장은 ‘청년통장’ 사업을 비판한 사실이 없고 다만 경기도의 ‘청년 1억연금(통장)’ 사업을 비판한 것”이라며 “청년을 현혹하는 1억 연금은 사행성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재차 못 박았다. 그는 “상식 밖의 사과 요구를 하면서 1300만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의 품위를 손상시킨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돌아볼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떤가”라고도 했다.

남 지사가 23일 역공을 펴면서 논쟁은 확전 양상이다. 남 지사는 페이스북에 “청년들에게 사과하셔야 한다. 피땀 흘리며 묵묵히 일하는 청년을 모독하는 행위는 이제 중단하라”고 이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경기도 이승기 대변인도 “이재명 시장은 변명 말고 청년들에게 사과하라”고 가세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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