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도입 곧 1년..달라진 공직사회·학부모들

서효정 입력 2017. 9. 2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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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도입된 지 이제 다음 주면 1년입니다. 도입 직전 여러 우려가 나왔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서울시교육청의 최근 설문조사를 보면, 김영란법이 교육 현장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한 학부모가 10명 중 9명이나 됩니다. 특히 학부모와 교직원 80%가 "촌지 관행이 사라졌다고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기업의 경우도 보면, 김영란법 시행을 전후해 접대비가 한분기 평균 2000만 원 가까이 준 걸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농가와 자영업자들을 위해 김영란법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지금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지, 서효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추석을 일주일 앞둔 정부세종청사, 청사로 들어오는 택배 차량 안이 비어 있습니다.

과일과 고기, 꿀 같은 선물이 주를 이루던 '명절 택배'는 줄었고, 책과 사무용품만 실려 있습니다.

[택배 기사 : 김영란법 생기고부터는 '택배 왔어요' 그러면 누구한테 왔는지 확인하고 '누구한테 왔다'고 하면 반송하는 경우가 많아요.]

주민 대다수가 공무원인 청사 앞 아파트도 비슷합니다.

[청사 앞 아파트 경비원 : (명절 때) 쓰레기장 보면 과일 박스가 산더미처럼 쌓였었어요. 지금은 경비실에 맡기는 것도 하나도 없어요.]

저녁이 되자 아파트 근처 헬스클럽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접대나 회식자리가 줄면서 자기 관리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겁니다.

[장성현/사무관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실) : 대면해서 할 일이 아니라면 가볍게 업무 마무리하는 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아졌고, 불필요한 시간들을 개인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나…]

학부모들도 김영란법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학부모/서울 성현동 : 상담 일정 잡히면 질문했었죠. '그 집에선 어떻게 했어?' 질문하고 이랬는데 지금은 엄마가 빠지고 아이와 선생님이 더 돈독해지고 더 잘된 것 같아요.]

일부 자영업자들은 김영란법 취지를 인정하면서도 매출 감소 등에 따른 대응책을 고민합니다.

[방영옥/한우전문점 사장 : (메뉴를) 3만원 미만으로 하면서 손님을 유도했는데 한우집을 잘 못 오시는 것 같더라고요. 승진하거나 다른 데로 전출 가도 간소하게 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요.]

정부는 김영란법으로 타격을 받는 특정 산업 분야의 피해 등을 분석해 연말까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택·조용희, 영상편집 :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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