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위 폴리스티렌..북극마저 플라스틱 오염

이희경 2017. 9.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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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가장 북쪽 지점인 북극점에서 불과 1600㎞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견됐다.

그간 북극해의 경우 빙하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둬두거나 막는 역할을 해 비교적 깨끗이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됐지만 이런 예측이 틀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세리 루이스 엑세터대 교수는 "많은 강들이 플라스틱 오염 물질을 싣고 북극해로 흘러가지만 그동안에는 얼음에 갇혀 퍼지지 못했었다"며 "하지만 얼음이 녹으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북극해를 잠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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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가장 북쪽 지점인 북극점에서 불과 1600㎞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견됐다. 그간 북극해의 경우 빙하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둬두거나 막는 역할을 해 비교적 깨끗이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됐지만 이런 예측이 틀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급속도로 녹고 플라스틱이 잘게 분해돼 미세 조각이 퍼질 경우 북극 생태계는 물론 전 세계 해양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엑세터대학교 팀 고든 교수와 영국, 미국, 노르웨이, 홍콩 과학자들이 참여한 연구진은 위도 77~80도 중앙 북극해 공해상 빙원 위에서 폴리스티렌 조각 2개를 발견했다. 폴리스티렌은 플라스틱의 대표적인 원료 중 하나로 가공이 쉬워 컵, 포장용기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연구진과 함께 탐사에 참여한 탐험가 펜 하도우는 “지난 25년 동안 북극을 탐험했지만 이렇게 크고 뚜렷하게 보이는 쓰레기를 본 적이 없었다”며 “폴리스티렌 쓰레기는 얼음 위에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얼음 속에 갇혀 있던 플라스틱이 대거 배출되고 있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리 루이스 엑세터대 교수는 “많은 강들이 플라스틱 오염 물질을 싣고 북극해로 흘러가지만 그동안에는 얼음에 갇혀 퍼지지 못했었다”며 “하지만 얼음이 녹으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북극해를 잠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강이 모이는 북극해가 미세 플라스틱이 모였다가 퍼지는 ‘중요한 지점’(hot spot)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극이 다른 해역 어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미세 플라스틱 오염 속도가 기후변화로 급격히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세 플라스틱은 전 세계 바다에 5조 개가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플랑크톤을 섭취하는 동물을 통해 최상위 포식자까지 먹이 사슬 전체에 전달된다.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의 체내에 축적돼 죽게 하는 것은 물론 인간의 경우 호르몬 체계를 교란시켜 암, 유산, 기형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든 교수는 “빙하가 녹으면서 다량의 유독 물질이 이 지역을 오염시킬 수 있고, 이는 북극 생태계에 매우 위험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직경 1밀리미터 미만의 그물로 바닷물을 걸러 북극해의 오염 정도를 정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2050년쯤이 되면 북극의 여름에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는 환경이 조성돼 북극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인간 활동이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도 여름에는 빙하가 급속도로 녹아 북극해의 40%를 배로 항해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든 교수는 “북극해는 1년 내내 얼어있던 빙하들로부터 보호를 받았지만 점점 빙하가 녹으면서 결국 어업, 운송 등의 활동이 증가할 것”이라며 “북극에 있는 생물들을 어떻게 보호해야할 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코노 맥도널,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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