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말폭탄 점입가경..北 '초강경' 대응조치로 이어질까

박소연 기자 2017. 9. 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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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트럼프 "北 완전파괴"에 리용호 맞대응..美 B1B 무력시위에 군사긴장 고조
/사진=뉴스1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유엔총회 계기에 최고지도자를 앞세운 고강도의 '말폭탄'을 연일 주고 받으면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강경 대응조치' 위협에 미국이 전략폭격기 출격으로 맞대응했고 북한의 추가 도발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자살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라며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이 우리 지도부 세력에 대한 참수나 군사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19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로켓맨(김정은 위원장)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임무를 하고 있다"며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자살행위로 규정했다. 또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그는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 조롱하고 북한을 "타락한 정권"이라고 낙인, '최고존엄' 김정은에 대한 직접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백악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표현을 직접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초의 국무위원장 명의 성명으로 맞대응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트럼프 대통령)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며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예고했다. 리 외무상은 이 대응조치에 대해 "아마도 역대급 수소폭탄 시험을 태평양상에서 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혀 긴장수위를 높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밤(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방금 전 북한 외무상이 유엔에서 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가 '리틀 로켓맨'(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반복한다면, 그들은 그렇게 오래 함께 살진 못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전날 밤 앨라바마주 상원의원 지지연설에서도 "미치광이가 사방에 미사일 쏘아대는 걸 가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말폭탄뿐 아니라 군사대응 카드도 꺼냈다. 미국은 23일(현지시간) 전략폭격기 B-1B를 비무장지대(DMZ) 최북단까지 출격시켰다. 미국이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 1시간여 전 B-1B 비행 사실을 발표한 것은 북한의 외교전에 찬물을 끼얹고 추가 도발 의지를 꺾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다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B-1B 출격과 관련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을 갖고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의 B-1B 무력시위가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제하기는 역부족이란 예상이 많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18일에도 B-1B가 한반도에 출격해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국방부는 B-1B 추가 전개훈련을 예고한 바 있다.

북한은 이날 미국의 전략폭격기 무력시위에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에서 '초강경 대응조치'를 천명한 만큼 추이를 살피며 다음 도발 타이밍을 엿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성명을 지지하는 반미 행사를 연일 진행하며 적대감을 고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다음 도발로 리 외무상이 언급한 '태평양상에서의 수소탄 실험' 이외에 태평양을 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괌 포위사격,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실거리 시험발사 등 다양한 옵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초강대국인 미국이 최말단의 국력을 가진 북한과 말폭탄을 주고받는 것은 준비된 전략전술이라기보다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감정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며 "말폭탄이라 하더라도 워낙 북미간 불신의 골이 깊고 최고지도자가 직접 등장하고 있어 대결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준비되지 않은 것은 얘기하지 않았다"며 "ICBM 발사를 통한 수소탄 시험 가능성이 높고, 북한의 당 창건일이나 미국 추수감사절 등 시기를 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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