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새 대법원장 훌륭" 의례적 덕담 뺀 양승태 퇴임사

김태훈 2017. 9. 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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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임기를 마친 양승태 대법원장이 퇴임사에서 차기 대법원장에 대한 의례적 덕담을 생략해 다양한 관측을 낳고 있다.

24일 법원 안팎에 따르면 역대 대법원장은 퇴임식에서 차기 대법원장의 인품과 실력을 칭찬하고 '사법부를 잘 이끌어 성공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덕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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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임기를 마친 양승태 대법원장이 퇴임사에서 차기 대법원장에 대한 의례적 덕담을 생략해 다양한 관측을 낳고 있다.

24일 법원 안팎에 따르면 역대 대법원장은 퇴임식에서 차기 대법원장의 인품과 실력을 칭찬하고 ‘사법부를 잘 이끌어 성공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덕담을 했다. 양 대법원장 직전의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2011년 퇴임식에서 사법부 구성원들에게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다시피 신임 대법원장(양승태)께서는 높은 인품과 덕망으로 국민의 신망을 받고 계실 뿐만 아니라 재판실무와 사법행정에도 풍부한 경륜을 가지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훌륭하신 신임 대법원장과 함께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사법부의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열어 나가기 바란다”고 양승태 사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최종영 전 대법원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2005년 퇴임식에서 사법부 구성원들을 향해 “여러분이 더 잘 알고 계시다시피 신임 대법원장(이용훈)께서는 높은 인품과 덕망으로 국민의 존경과 신망을 받고 계실 뿐 아니라 재판실무와 사법운영에도 풍부한 경륜을 가지신 분”이라고 후임자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어 “이제 신임 대법원장과 함께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사법부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여러분들에게 힘찬 박수와 뜨거운 찬사를 보낸다”는 말로 이용훈 사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양 대법원장이 낭독한 퇴임사에는 이런 구절이 전혀 없었다. 그는 역대 대법원장이 퇴임사 말미에 차기 대법원장의 인품과 실력을 칭찬하고 잘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한 것과 달리 ‘고목 소리 들으려면’(오현 스님)이란 제목의 시의 몇 구절을 읊었다.

“한 그루 늙은 나무도/ 고목 소리 들으려면/ 속은 으레껏 썩고/ 곧은 가지들은 다 부러져야/ 그 물론 굽은 등걸에/ 매 맞은 자국들도 남아 있어야.”

‘속은 으레껏 썩고’, ‘가지들은 다 부러져’, ‘매 맞은 자국들’ 같은 표현에서 임기 막바지 양 대법원장이 겪은 심적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관들의 정치성향을 몰래 감시했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일선 법관들의 추가 조사 실시 요구를 거부한 것 때문에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급기야 한 판사는 법원 내부통신망 익명게시판에 그를 ‘양승태씨’라고 함부로 부르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양 대법원장 체제에 비판적인 법관 상당수가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고 후임자인 김명수 차기 대법원장이 이 연구회 회장 출신이란 점에서 양 대법원장이 다소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양 대법원장 임기는 공식적으로 이날 자정 종료한다. 25일 0시를 기해 김 차기 대법원장이 정식 사법부 수장에 오른다. 그의 취임식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후인 2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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