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Basket Inside] '값진 준우승' 세르비아, 오랜 만에 메달 획득!

이재승 2017. 9. 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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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유로바스켓 2017이 슬로베니아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8월 31일(이하 한국시간) 늦은 밤부터 시작한 유로바스켓은 19일 간의 장정 끝에 슬로베니아가 우승을 차지했다. 세르비아가 아쉽게 준우승, 스페인이 3위에 올랐다. 당초 예상과 달리 강호들이 본선부터 힘겨운 경기를 펼쳤고, 급기야 결선에서 주저앉으면서 다소 김이 빠진 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일어난 지각변동을 통해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 중심에는 단연 슬로베니아가 있었다. 슬로베니아는 이번 대회에서 단 1패도 당하지 않는 깔끔한 경기력을 펼치며 이번 대회의 주인공이 됐고,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조 편성 당시만 하더라도 슬로베니아는 이전처럼 평범한 팀으로 남을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하자 슬로베니아는 달랐다. 본선에서 프랑스와 그리스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슬로베니아의 불씨는 금세 사라질 줄 알았지만 슬로베니아는 '진짜'였다. 결선에서 라트비아는 물론 확고부동한 우승후보로 분류됐고, 지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까지 꺾는 기염을 토해냈다. 심지어 스페인을 무려 20점차로 따돌렸고, 슬로베니아 역사상 처음으로 유로바스켓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접전 끝에 세르비아까지 따돌리면서 감격적인 첫 우승을 맛봤다.

세르비아와 스페인도 메달을 추가했다. 세르비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온전히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게다가 조 편성도 수월하지 않았다. 주축들이 빠지면서 전력이 약해진 가운데 라트비아와 러시아와 한 조에 속했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본선에서 4승 1패로 순항했고, 득실 비교 끝에 조 2위를 차지하며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마침 C조에서 순위 변동이 일어났고, 결선에 올라온 팀들 중 최약체로 분류되는 헝가리와 만났다. 헝가리를 가뿐하게 넘어선 세르비아는 이후 이탈리아, 러시아까지 제압하면서 결승에 올랐지만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여러 이슈들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유달리 많은 부상 선수들이 나왔다. 특히나 팀을 이끌고 있는 선수들이 죄다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면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특히나 NBA에서 뛰거나, 뛸 예정인 간판급 선수들이 다치면서 대회를 앞두고 김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은 유럽이었다. 여전히 좋은 선수들이 많았고, 이들은 유럽을 농구의 장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본선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승부들이 여럿 연출됐으며, 결선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진검승부가 나와 눈길을 모았다.

넘쳤던 부상 선수들!

대회에 앞서 평가전을 치를 당시만 하더라도 독수리 군단에 대한 전망을 밝았다. 비록 세르비아를 대표하는 NBA 선수인 니콜라 요키치(덴버)와 네마냐 벨리차(미네소타)가 참전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NBA 진출을 선언한 밀로스 테오도시치(클리퍼스)와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새크라멘토)가 포진하고 있었다. 여기에 골밑의 기둥인 미로슬라브 라둘리차까지 세르비아는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었다. 특히나 팀의 기중인 테오도시치와 라둘리차가 버티고 있는 만큼 세르비아는 여전히 강한 전력을 구축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세르비아에 부상의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세르비아 골밑의 주축인 라둘리차가 무릎이 좋지 않아 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세르비아의 알렉산더 조르제비치 감독은 라둘리차의 결장을 두고 "불행히도 이번 여름에 더 이상 대표팀의 일원이 될 수 없다"면서 라둘리차가 전열에서 이탈했다고 밝혔다. 라둘리차는 그간 농구 월드컵, 유로바스켓, 올림픽까지 세르비아가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는데 중심을 잘 잡았다. 그러나 그가 빠지게 되면서 세르비아 골밑 전력 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세르비아에는 보반 마리야노비치(디트로이트)가 버티고 있어 라둘리차의 공백은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었다. 요키치의 불참이 여전히 아쉽지만, 그가 빠지는 만큼 라둘리차의 역할은 중요했다. 마리야노비치가 있다지만, 골밑의 두께가 약해진 부분은 세르비아에게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NBA 경험이 있는 오그넨 쿠즈미치와 함께 또 다른 빅맨인 블라드미르 스티마치까지 210cm가 넘는 선수를 두루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세르비아에 불행 중 다행인 요소였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팀의 간판인 테오도시치가 종아리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테오도시치의 이탈은 세르비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뻔했다. 가뜩이나 벨리차, 요키치, 라둘리차까지 팀의 핵심 선수들이 모두 빠진 가운데 팀을 이끌어야 하는 테오도시치의 낙마는 뼈아팠다. 조르제비치 감독도 "그의 부상은 대표팀에 크나 큰 손실이다"면서 "같은 열정을 갖고 대회에 임해야 한다"면서 나머지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테오도시치 외에도 세르비아를 대표하는 슈터인 블라드미르 미코브도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게 되면서 세르비아는 온전한 1진을 파견하지 못하게 됐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주축들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만큼 조르제비치 감독은 "세르비아 선수들 모두가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부상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세르비아는 이번 대회에서 보그다노비치를 제외한 주전 전원이 결장한 가운데 대회에 나서게 됐다. 그랬던 만큼 메달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어두웠다.

세르비아의 예상 밖 선전!

조 편성도 좋지 않았다. 세르비아는 러시아, 라트비아와 D조에 속하게 되면서 본선에서 높은 순위를 부여받기 어렵게 됐다. 본선에서 순위가 낮을수록 결선 첫 관문에서 C조 상위팀과 마주해야 하는 만큼 세르비아에게는 여러모로 험난해 보였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보그다노비치를 내세워 선전했다. 보그다노비치가 경기당 20점 이상씩 꾸준히 책임지면서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골밑에서 빅맨들이 힘을 보탰다. 결국 세르비아는 본선을 4승 1패로 마쳤다. 본선 첫 경기에서 라트비아에 10점차 압승을 거뒀지만, 이튿날 러시아에 3점차로 진 것이 뼈아팠다.

# 치열했던 D조 순위

1. 세르비아 4승 1패 +47 / +7

2. 라트비아 4승 1패 +48 / +5

3. 러 시 아 4승 1패 +12 / -12

4. 터 키 2승 3패

5. 벨 기 에 1승 4패

6. 영 국 0승 5패

결국 세르비아는 라트비아, 러시아와 함께 동률이 됐고, 3자 득실 비교에 나섰다. 서로가 승패를 주고받으면서 물린 만큼 3자간 득실 비교를 통해 순위가 가려졌다. 최종적으로 세르비아가 1위를 차지했고, 결선에 진출했다. 세르비아는 본선 모든 경기에서 득실이 라트비아에 1점 뒤졌지만, 3자 비교에서 +7점을 얻은 것이 주효했다. 결국 라트비아에 10점차 승리를 거둔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로써 세르비아는 16강전에서 C조 4위를 차지한 헝가리와 준준결승 진출을 두고 다투게 됐다. 헝가리는 결선에 오른 팀들 중 우크라이나와 함께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세르비아는 무난히 헝가리를 제치고,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준준결승에서는 이번 대회 파란을 일으켰던 핀란드를 꺾은 이탈리아와 마주했다. 이탈리아에는 마르코 벨리넬리(애틀랜타)가 이끄는 만큼 그를 막는 것이 중요했다. 세르비아는 벨리넬리의 슛감이 좋지 않은 틈을 타 이내 달아났고, 이내 승기를 잡았다. 즉, 세르비아는 조 1위를 차지한 것이 준결승까지 진출하는데 큰 지름길이 됐다. 설사 핀란드가 올라왔더라도 세르비아가 핀란드를 충분히 꺾을 전력은 됐다.

준결승에서 세르비아는 알렉시 쉐베드가 이끄는 러시아와 마주했다. 쉐베드는 이번 대회에서 많은 득점과 많은 어시스트를 버무리면서 이번 대회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쳐왔다. 세르비아는 쉐베드를 막는데 실패했다. 무려 33점을 내줬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다른 선수들을 잘 틀어막았다. 그 사이 보그다노비치가 변함없이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세르비아가 1쿼터를 앞선 채 마치는 등 전반을 48-34로 마친 것이 주효했다. 전반에 14점의 리드를 잡은 것이 이날 세르비아 승리의 발판이 됐다. 세르비아는 본선에서 러시아에 3점차로 패한 것을 되갚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세르비아는 결승에 등반하기까지 대진운이 따랐다. 결승에 오르기까지 강호들을 피했다. 16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리투아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에서 유력한 입상후보군으로 손꼽혔던 팀들이다. 그러나 당일 부진하면서 각각 그리스와 러시아에 패했다. 그리스도 만만치 않은 팀이지만 러시아를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세르비아는 본선서 조 1위를 차지하면서 16강을 무난히 통과할 교두보를 마련했고, 강호들이 탈락한 사이 주축들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유유히 결승에 올라갈 수 있었다.

아쉬운 은메달! 하지만 잘 싸웠다!

이로써 세르비아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유로바스켓에서 메달을 확보했다. 비록 결승에서는 고란 드라기치(마이애미)가 이끄는 슬로베니아에 무릎을 꿇었지만, 세르비아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저력은 대단했다. 대회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잇따른 핵심 선수들의 부상으로 위기를 맞은 듯 보였지만, 세르비아는 생각보다 탄탄했다. 오히려 지난 유로바스켓 2015에서 간판들을 모두 데리고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세르비아가 힘겹게 본선을 뚫은 결과 결선에서 수월한 통로가 놓였고, 여기에 강호들의 잇따른 탈락이라는 운까지 따르면서 세르비아가 은메달까지 따냈다.

그 중심에는 보그다노비치가 있었다. 보그다노비치는 9경기 평균 20.4점 5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애 처음으로 유로바스켓 올-토너먼트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여름에 새크라멘토 킹스와 계약하며 NBA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확실히 몸을 풀었다. 이번 대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서 새크라멘토 경영진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보그다노비치는 1992년생의 선수로 아직 어린 만큼 향후 성장가능성이 차고 넘친다. 특히나 준준결승부터 결승에 오기까지 최근 3경기에서 내리 20점 이상을 퍼부으면서 세르비아의 주득점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조르제비치 감독의 역할도 컸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부상과 불참으로 세르비아의 전력은 근래 가장 약했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210cm가 넘는 빅맨들만 네 명이나 됐으며, 이를 활용해 제공권 싸움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이번 대회에서 세르비아는 경기당 38.6리바운드(공동 3위)를 잡아냈다. 외곽에서는 보그다노비치 외에 블라드미르 루치치가 힘을 냈다. 외곽슛 성공률이 돋보이진 않았지만, 3점라인 밖에서 양질의 3점슛을 보탰다. 여기에 10명의 선수들이 평균 10분 이상을 뛰는 등 조르제비치 감독은 최대한 선수들을 잘 활용하면서 세르비아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사진_ NBA Mediacentral

이재승 considerat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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