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8년 만에 집권 꿈꾸는 伊오성운동, 31세 당대표 체제로(종합)

2017. 9. 2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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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마이오 하원 원내부대표, 차기 총리 후보로 선출
"이탈리아 부흥 이끄는 오성운동 정부 만들자" 집권 의지 표명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총선을 통해 창당 8년 만에 집권을 꿈꾸는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이 31세 당 대표 겸 총리 후보를 뽑으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오성운동은 23일 저녁(현지시간) 북동부 해안도시 리미니에서 열린 전당 대회 성격의 연례 회합에서 내년 총선을 이끌 총리 후보 겸 공식 당 대표로 루이지 디 마이오(31) 현 하원 원내 부의장이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의 베페 그릴로 창립자(왼쪽)와 루이지 디 마이오 신임 대표(오른쪽)가 23일 북동부 해안도시 리미니에서 열린 오성운동 연례 회합에서 나란히 단상에 올랐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의원 [EPA=연합뉴스]

디 마이오 신임 대표는 지난 21∼22일 치러진 오성운동의 온라인 경선에서 83%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그는 이번 경선에서 출사표를 낸 8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한 거물급 인사라 일찌감치 당선이 기정사실로 여겨져왔다.

공식 당 대표 겸 총리 후보로서 차기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된 디 마이오는 이날 연단에 올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지지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규율과 명예를 가지고 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당선 인사를 했다.

그는 "오성운동의 정부는 이탈리아의 부흥을 이끄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이탈리아 역사상 처음으로 자랑스러운 정부를 만들 것임을 약속한다"는 말로 집권 의지를 숨기지 않아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디 마이오에게 대표직을 물려줌으로써 오성운동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하던 실권자 겸 창립자인 베페 그릴로(69)는 2선으로 물러난다.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 [EPA=연합뉴스]

기성 정치를 비난하는 데 선봉에 서온 과격한 이미지를 지닌 그릴로의 2선 후퇴와 '젊은 피' 디 마이오의 전면 부상은 오성운동의 세대 교체를 의미하는 동시에 지지층 확장 전략으로도 읽힌다.

곧 70세에 접어드는 그릴로는 "나는 이제 늙었고, 오성운동은 '젊은 피'를 필요로 한다"며 직접적인 결정권자에서 물러나 당의 방향을 뒤에서 조언해주는 정신적 지주 역할에 머물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의 이런 결정은 오성운동이 사상 첫 집권을 노릴 정도로 세력이 커진 상황에서 분노와 항의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자신이 전면에 나설 경우 표 확장성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참신하고, 소통능력이 좋을 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시장 정책에 있어 좀 더 온건한 성향의 디 마이오를 당의 간판으로 내세움으로써 급진적이고, 안정감이 떨어지는 그릴로에 대한 반감으로 오성운동을 지지하지 않던 사람들에게로 당의 외연을 넓히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릴로가 표면상으로는 2선으로 후퇴하더라도 막후에서 당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며 실질적인 권한은 여전히 놓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오성운동은 신랄한 풍자로 유명한 코미디언 출신 그릴로와 컴퓨터 공학자 고(故) 잔로베르토 카살레조가 기성 정치권의 부패 척결과 투명성을 기치로 내걸고 2009년 공동으로 창립한 정당이다.

다섯개의 별을 뜻하는 오성(五星)은 물, 교통, 개발, 인터넷 접근성, 환경 등 정당의 5가지 주 관심사를 뜻하며, 직접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답게 선거에 나갈 모든 후보는 자체 사이트의 인터넷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오성운동은 2013년 총선에서 기본 소득 도입 공약을 앞세워 집권 민주당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킨 뒤 작년 6월 지방선거에서 수도 로마와 제4의 도시 토리노의 시장을 배출하며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기본 소득을 공약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등 주요 공약은 좌파적 색채를 갖고 있으나, 폐쇄적인 이민정책과 이탈리아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등 우파적 특성도 지니고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좌파와 우파 범주로 재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대안 없이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는 데에만 골몰하고, 구체성이 결여된 공약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찍혀진 포퓰리스트 정당이라는 낙인에서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오성운동은 현재 30%를 넘나드는 지지율로 집권 민주당에 소폭 앞서 단일 정당 가운데 최고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어 현실적인 집권 전망은 밝지 않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내년 상반기에 치러질 이탈리아 총선은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민주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구심점으로 하는 중도 우파 연합과 오성운동의 치열한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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