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보다 아빠가 4배 더 많은 돌연변이 유전자 물려준다

오경묵 기자 2017. 9. 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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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대·디코드 공동연구팀 연구 결과

아버지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후손에게 유전되는 양이 어머니의 것보다 4배가량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국립대학과 유전체 분석업체 디코드(deCODE)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최근 네이처지(誌)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부모와 자식 1500쌍을 포함해 아이슬란드인 1만4000여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부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변이 유전자가 후손에 유전되는 양이 많았다. 아버지의 경우 평균 나이가 8개월 늘어날 때마다, 어머니는 3년이 늘어날 때마다 새로운 변이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모두 30세인 경우 어머니에게서는 11개의 변이 유전자를, 아버지로부터는 평균 45개를 물려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생기는 이유를 남성과 여성 생식세포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의 난모(卵母) 세포에서는 유전자 변이가 매년 0.37개 발생하는 데 비해, 남성의 정조(精祖) 세포에서는 같은 기간 여성의 4배에 가까운 1.51개의 변이가 일어난다. 남성에게 나이가 들수록 변이가 더 많이 축적돼 후손에게 물려준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동물에게서는 태어난 이후 지속적으로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다. 이는 진화와 종의 다양성에 필수적이다. 변이는 대부분 자연적으로 일어나지만, 환경이나 생활 습관 등 다른 요인으로도 발생한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유전성 희귀질환의 주 원인이 부계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존 연구에서 태아 임신 당시 아버지의 나이가 더 많을수록 장애와 자폐증, 조현병 등 특정 질환 발생률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역시 유전자 변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셰필드대 앨런 파시 교수는 “유전 관련 질환이 있는 아이가 태어날 위험은 아버지 나이에 따라 크게 증가했다”며 “영국에서는 이런 이유로 정자 기증자에 대한 권장 나이를 40세로 이하로 두고 있다”고 했다.

다만 연구팀은 또 유전체 일부 구역에는 어머니 쪽 변이 유전자가 아버지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몰려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염색체 8번의 특정 구역에는 어머니 쪽 변이 유전자가 50배 이상 많았다. 연구팀은 이를 진화과정에서 나타난 특이점이나 약점으로 보고 있으나 원인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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