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스토리] 페북스타 고양고양이·트렌디한 울산 큰애기.. 연예인 못지않은 '지역의 마스코트'

이보람 입력 2017. 9. 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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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캐릭터 하나, 지자체 살리는 '효자' / 고양시 '고양고양이' 전국 스타 / 지자체 이름과 동음 활용 적중 / '∼고양' '∼냥' 등 고양체 유행도 / 울산, 대중가요 속 '울산 큰애기' / 매력적인 21세기 모델로 재탄생 / 캐릭터샵 열어 관람객 끌어모아

울산큰애기, 고양고양이, 고마곰과 공주, 부천핸썹…. 전국이 캐릭터 열전을 벌이고 있다. 캐릭터가 지닌 마케팅 효과 때문이다. 캐릭터는 친근한 외형으로 대중들과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쉽고, 인지도와 호감을 높이는 데도 유리하다. 영화와 게임, 만화뿐 아니라 상품과 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캐릭터 마케팅을 활용하는 이유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특색을 담은 캐릭터와 관련 상품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아가씨부터 고양이·곰·홍길동까지 다양

‘내 이름은 경상도 울산 큰애기, 상냥하고 복스런 울산 큰애기….’

1965년 처음 선보인 가수 김상희의 노래 ‘울산큰애기’는 울산시 중구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됐다. 160㎝ 중반의 키에 복스럽고 통통한 볼, 단발머리 모습이다. 주로 원피스를 입고 머리핀을 애용한다. 유일한 콤플렉스는 주근깨다. 항상 블러셔 화장으로 주근깨를 가린다. 주로 도도한 표정인 그는 셀카를 찍거나 태화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취미다. 좋아하는 음식은 예전 반구동에서 생산돼 질 좋기로 소문난 배추로 만든 배춧국이다. 그는 중구 9급 공무원이기도 하다.
울산시 캐릭터 ‘울산큰애기’

울산시 중구 성남동 원도심 곳곳에서는 익살스런 표정과 다양한 포즈의 울산큰애기를 만날 수 있다. 집도 있다. 성남동에 있는 지상 3층 짜리 건물(연면적 150.8㎡) ‘울산큰애기 하우스’이다. 2층에 마련된 그의 방은 온통 핑크빛이다. 침대와 옷장, 화장대, 컴퓨터, 벽에 걸린 자신의 얼굴이 담긴 사진 등 여느 아가씨의 방과 같다. 1층에서는 울산큰애기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관광안내를 한다. 3층은 관광객이 관광정보를 검색하고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 꾸며졌다. 큰애기 하우스는 지난달 25일 문을 열었다.

임소현(30) 씨는 “다른 지역 캐릭터보다 훨씬 특색 있고 트렌디한 모습”이라며 “인형이나 각종 캐릭터 상품도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어서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울산큰애기 하우스의 박선영씨는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주말에는 하루 평균 70명이 찾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며 “큰애기방에서 울산큰애기와 사진을 찍고, 관련 상품을 사가는 관람객이 많다”고 말했다. 울산큰애기 캐릭터가 만들어진 건 지난 4월이다. 중구를 빠른 시간에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캐릭터를 개발하고, 캐릭터 하우스 및 관련 상품과 관광상품을 만드는 데 사업비 12억1000만원이 쓰였다.

중구는 울산큰애기 캐릭터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홈페이지 홍보로 활용하거나 축제·정책 홍보도우미 등으로 쓰고 있다. 카카오톡에 쓰이는 이모티콘이나 웹툰을 제작하고, 관광객을 위한 이벤트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고양시 캐릭터 ‘고양고양이’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는 전국구 스타다. 2012년 11월 고양이 캐릭터를 도입하면서 고양시의 SNS 계정은 다양한 커뮤니티 사이트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고양’, ‘∼냥’ 으로 끝나는 ‘고양체’를 쓰면서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고양고양이가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된 고양시의 SNS 계정은 현재 14만여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고양시는 인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을 패러디한 1분34초짜리 홍보영상 ‘진격의 고양시’와 자체 제작한 홍보 뮤직비디오 ‘GO 고양’을 내놓기도 했다. 이 동영상들은 유튜브에서만 19만, 12만여 건씩 조회수를 기록했다. 고양고양이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고양고양이 캐릭터 상품은 고양시내 브랜드 홍보관 등에서 판매되고 있고, 지난해 열린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는 지자체 캐릭터 최초로 팬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충남 공주시는 ‘고마곰과 공주’를 캐릭터로 활용하고 있다. 옛 공주 지명으로 알려진 ‘고마’와 곰의 합성어인 고마곰은 무령왕 금제관식과 환두대도(칼)로 치장하고 있다. 고마곰 옆에는 공산성을 모티브로 한 소녀 모습을 한 공주가 있다. 고마곰과 공주는 2015년 독일 레드닷(Reddot) 디자인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을 받기도 했다. 공주시는 이들 캐릭터를 지역축제에 활용하거나 해외 캐릭터 엑스포 등에 참가하며 알리고 있다. 공주시는 캐릭터 활용을 위한 종합계획을 만들어 추진할 계획이다.


◆모르거나 잊혀지거나… 사라지는 캐릭터

모든 캐릭터가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다.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는 캐릭터가 대다수다. 전북도가 1997년 공모를 통해 개발한 ‘신명이’가 한 사례다. 신명이는 북을 의인화한 것이다.

전북도는 신명이 디자인을 담은 버스카드와 홍보책자, 현수막 등을 만들며 ‘신명이’를 전북의 상징으로 만드려고 노력했다. 사업비 8000만원이 쓰였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점차 사라져 현재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1997년 만들어진 전남 장성군의 ‘홍길동’은 속내를 들여다보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장성군은 홍길동 브랜드화를 위해 전담 부서까지 만들며 의욕적으로 나섰다. 500억원을 들여 홍길동테마파크 조성에 나섰고, 캐릭터 라이선스 체결을 통해 1억50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가시적 성과도 거뒀다. 
울산시-해울이

2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캐릭터 모양은 4번이나 바뀌었다. 홍길동 캐릭터는 익살스런 개구쟁이 꼬마에서 청년으로 바뀌며 오락가락했다. 홍길동 축제는 매년 열리고 있지만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홍길동테마파크에 설치된 캐릭터는 파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전주시의 ‘맛돌이’, ‘맛순이’는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1990년대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담당부서에서조차 언제 만들어졌고,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알지 못한다.

◆지자체는 오늘도 캐릭터 개발 중

지자체들은 오늘도 캐릭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인 캐릭터가 가지는 마케팅 효과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전북 부안군은 지난해 10월 지역 특산품 참뽕을 홍보하기 위해 누에캐릭터를 활용한 ‘참뽕이 인형’을 개발해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을 했다. 부안마실축제 제전위원회도 ‘오복이’라는 캐릭터를 개발해 공개했다. 충남 청양군은 황금 복거북이를 대표 캐릭터로 삼아 관련 상표등록을 마쳤고, 보령시는 머드축제를 알리기 위해 머드를 소재로 ‘머피’, ‘머티’를 만들었다.

울산=이보람 기자, 전국종합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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