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부부싸움 끝 목숨 끊어" 정진석 의원 페이스북 글 논란

양승식 기자 2017. 9. 2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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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정치 보복' 주장에 반박.. 與 "최악 막말, 법적 책임 져야"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자유한국당 정진석〈사진〉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양숙씨는 가출하고,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쓴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악의 막말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논란은 정 의원이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박 시장은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박원순 제압 문건'을 작성했다"며 최근 이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소했고, 이에 야당들이 "정치 보복"이라고 하자 "최대의 정치 보복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가한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정 의원은 "이 말은 또 무슨 궤변인가. 노무현의 자살이 이명박 때문이란 말인가"라면서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이 박연차씨로부터 수백만달러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것이 이 전 대통령 책임이란 말인가. 그래서 그 한을 풀겠다고 지금 이 난장을 벌이는 것인가"라며 "적폐 청산을 내걸고 정치 보복의 헌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 굿판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이 글은 22일 뒤늦게 확산됐고 여권은 반발했다. 노무현재단은 "정진석의 정신 나간 망언"이라며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에 대해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비열하고 저급한 언사로 모욕했다"고 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이자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관참시는 정치인 이전에 사람으로서 기초적 예의조차 없는 망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이나 그 가족에게 상처줄 의도가 아니다. 노 전 대통령 죽음이 이 전 대통령 때문이 아니란 걸 밝히자는 게 본질"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책임을 지려 했다는 건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도 말했던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이 말한 문 대통령 언론 인터뷰는 한겨레가 지난 2009년 6월 보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권 여사에게 전달된) 그 돈이 그냥 빚 갚는 데 쓰인 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미국에 집 사는 데 쓰인 것을 알고 충격이 굉장히 크셨다. 그런데도 수사를 정치적 음모로 보고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비호하는 글들이 홈페이지에 올라오니 '그건 아니다, 책임져야 할 일이다'고 생각하고 계셨다"고 했다. 또 그런 상황이 된 뒤 "여사님은 대통령 있는 자리에 같이 있으려 하지 않고 대통령이 들어오면 다른 자리로 가곤 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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