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딛고.. 화려하게 부활한 '여자 르브론'
위성우 감독 "김정은 믿어.. 올시즌 리그 6연패 이끌 키 맨"
1998년 프로야구 해태를 이끌던 김응용 감독이 남긴 명언이 하나 있다. "동렬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핵심 2명이 빠진 해태는 당시 정규 리그 5위로 처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 여자 농구 우리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주전 센터 양지희(33)가 은퇴했고,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잡던 우승 주역 존쿠엘 존스(23)는 팀에 돌아오지 않는다. 최근 5년 리그 '5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강팀이지만, 위성우 감독 스스로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런 우리은행이 한·일 여자 농구 리그 1~2위 팀만 참가하는 '여자 농구 클럽 챔피언십'(9월 16~18일) 친선대회에서 또 한 번 우승컵을 들며 저력을 입증했다. 중심엔 지난 4월 FA 자격으로 KEB하나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팀을 옮긴 김정은(30)이 있다. 일본 리그 1위 팀 JX를 상대로 37득점 10리바운드를 올렸고, 삼성생명전(19득점 12리바운드)과 도요타전(25점 7리바운드)에서도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다.
김정은은 많은 사람이 '물 건너갔다'고 본 선수였다. 3년 전 무릎 연골 반월판이 찢어진 뒤 수술과 재활을 거쳐 복귀했지만 성적은 뚝 떨어졌다. 부상 전 매 경기 20점씩 꽂아 넣던 '득점왕'이 지난 시즌엔 경기당 5.1득점에 그쳤다. 그랬던 그가 이번 대회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21일 서울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닌 듯했다. 대회 때 삐끗했는지 허리엔 물리치료기를 달고 있었다. 부상당했던 무릎에도 통증이 남아 있다고 했다. "항상 내 몫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부상 이후 젊은 선수들의 출전 시간만 뺏고 있더군요. 그래서 FA를 신청했어요." 우리은행을 택한 건 위성우 감독의 전화 한 통 때문이었다. 위 감독은 "너는 아직도 젊다. 내가 책임지겠다"는 말로 그를 영입했다.
2017~18 여자 농구 프로리그는 다음 달 28일 개막한다. 위 감독은 김정은을 "리그 6연패를 위한 키 맨"이라고 했다. "전성기 시절 '빨리 뛰고 잘 넣던' 김정은을 믿고 있다"는 것이다. 현역 시절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전주원(45) 코치의 부상 극복 노하우도 도움이 된다. "슛, 리바운드, 패스 전부 다시 배우고 있어요. 죽을 만큼 힘들지만 나이 서른에 하루하루 실력이 느는 게 신기해요. 아무리 고된 훈련도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13년 차 베테랑 김정은의 눈빛이 20세 신인처럼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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