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은정 "괴물 잡겠다고 검사 됐는데 우리가 괴물이더라"

2017. 9. 2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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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
'내부 고발자' 검사 임은정, 현직 검사 첫 언론 인터뷰
[한겨레]
▶임은정 검사는 지난 8월 정기인사에서 동기(사법연수원 30기)보다 2년 늦게 부부장검사직에 승진했습니다. 그는 이미 지난해 초 검사적격심사를 받고 퇴직 위기에 몰린 적도 있습니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수없이 검찰 내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상부의 지시를 어기며 법정에서 ‘무죄 구형’을 한 대가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대신 ‘튀는’ 행동 탓에 ‘정치 입문 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임 검사는 어떤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을까요?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검찰개혁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30여일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25일 검찰개혁을 ‘역사적 사명’으로 규정하며 “정치권 줄대기를 통해 혜택을 누려온 ‘정치검찰’이 있다면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 오래전부터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검찰 내부 비판을 계속해온 한 검사가 있다. 임은정(43)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 그는 지난 10여년 동안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의 반성과 개혁을 촉구하는 통렬한 글을 50여차례 올렸다. 고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 사건에서는 검찰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상부 지시를 어기고 소신있게 ‘무죄 구형’을 하며 주목받았다. 자연히 그를 바라보는 검찰 수뇌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 탓에 7년마다 실시되는 검사 적격심사에 회부돼 퇴직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의 ‘싸움’은 언론을 통해 외부에도 알려졌다. 검찰 안에서 그는 ‘불편한 내부 고발자’ 신세가 됐지만, 검찰 밖에선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비리 감찰을 담당하는 배역(안희연 검사)은 임 검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최근 막을 내린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조작>의 ‘권소라 검사’를 연기하는 배우 엄지원도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배역을 탐구했다고 밝혔다. 임은정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꾸준히 소신 발언을 이어왔으나, 정작 그의 ‘육성’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힐 기회는 없었다. <한겨레>는 임은정 검사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의 첫 실명 인터뷰이자, 검찰 조직의 성찰을 촉구하며 내부 비판을 해왔던 현직 검사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언론 인터뷰다. 어쩌면 검찰이 그의 언론 인터뷰를 승인한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작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글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검찰을 숱하게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던 현직 검사가 언론과 실명 인터뷰를 한 것은. “대검찰청에서 (인터뷰)허락을 해주다니 얼떨떨하다.” 임은정 검사는 “정말 세상이 좋아졌나 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50여차례 강도 높은 내부 비판 글을 올린 인물이다. 검찰 내부를 겨냥한 그의 글들은 언론 보도를 거쳐 시민들에게도 전달됐다. 덕분에 그는 검찰 안팎에서 ‘항명 검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올봄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검찰 내 부패를 감찰하는 ‘안희연 검사’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안희연 검사는 검찰 수뇌부를 수사하는 정의로운 인물로 그려졌는데, 한재림 감독은 임은정 검사를 모티브로 해 만든 캐릭터라고 밝힌 바 있다. 뉴 제공

현직 검사가 얼굴과 이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언론과 인터뷰를 하려면 반드시 대검과 소속 기관장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징계를 면하기 어렵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검찰 조직에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허락받은 검사들은 극소수였다. 인터뷰 내용이 검찰 내부 비판인 경우는 더구나 전례가 없다. 조직에 각을 세우는 검사는 옷을 벗고 ‘외부인’이 된 뒤에야 언론 앞에 설 수 있었다. 지난 8월 <한겨레>는 대검에 임은정 검사 인터뷰를 요청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약 일주일 뒤 대검으로부터 인터뷰를 해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 다소 뜻밖이었다.

임은정 검사가 지난 6일 서울북부지검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우리 모두 직간접적인 부역자로서 책임이 있다”며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치고 깎이고 다듬어질 때 검찰이, 대한민국이 건강해진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문재인 정부는 검찰 개혁을 약속하며 출범했다. 그 약속은 새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혁명’의 열망이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검찰은 내부 개혁을 주도할 ‘검찰개혁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어쩌면 이번 인터뷰 성사 자체가 검찰 내부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과거와는 달라지려는 분위기를 보여주겠다는 검찰의 의식적인 메시지일 수도 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임 검사도 기대를 담아 말했다. “그간 검찰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기 어려웠다. 이번 인터뷰는 앞으로 검찰이 구성원들의 건강한 의사 개진을 허락하겠다는 첫번째 증거가 될 거다.”

임 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3일과 6일 서울북부지검 사무실 등에서 두 차례 대면으로 진행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추가적인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검찰을 사랑하니까 쓴다”

검사 임은정.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 합격, 2001년 제30기 사법연수원 수료, 2001~2009년 인천·대구·부산·광주지방검찰청 검사, 2009~2012년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 2012~2017년 서울중앙·창원·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 2017년 8월부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임 검사는 사법연수원 동기들 중에서 가장 늦게 부부장검사가 됐다. 지난 8월10일 새 정부 들어 처음 단행된 중간간부 인사에서 부부장검사로 승진한 것. 그의 동기들이 이미 부장검사직에 오른 것에 비하면 2년이나 늦다. 그는 “상부에서 통제 안 되는 검사로 찍힌 탓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임 검사는 일종의 ‘내부 고발자’였다.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끊임없이 지적해왔다.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의 성희롱, 서울 남부지검 검사의 자살,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 특혜성 주식투자 사건 등 검찰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날 때마다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일례로 그는 2014년 8월 검찰 내부망에 ‘사표 수리에 대한 해명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대로변에서 음란행위를 한 김수창 제주지검장이 사표를 내자 법무부가 신속히 수리한 일을 두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당시 그는 이렇게 물었다. “당당한 검찰입니까, 뻔뻔한 검찰입니까, 법무부(法務部)입니까, 법무부(法無部)입니까.” 그리고 요구했다. “공연음란죄는 징계 사안입니다.” 지난 4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우병우의 공범인 우리가, 우리의 치부를 가린 채 우병우만을 도려낼 수 있을까.”

-언제부터 내부 비판 글을 쓰기 시작했나?

“2000년대 중반 무렵이었다. 그전까지는 보고도 못 본 듯 외면하거나 개인적 일탈일 뿐이라며 선의로 해석하고 살았다. 그러다 법무부에서 일하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깨닫게 됐다. ‘이 정도면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 일탈이구나.’ 2012년 서울중앙지검 발령 이후 본격적으로 글을 올렸다. 처음에는 두루뭉술하게 썼는데 사람들이 못 알아듣더라. 계속 못 들은 체하니 갈수록 글이 뾰족해졌다. 글이 올라간 날마다 대검 기획조정부와 공안부가 몹시 바빴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마찰이 많았을 것 같다.

“대검 간부의 글에 비판적인 댓글을 달았다가 부장에게 불려간 적이 있었다. ‘이런 댓글을 쓰려면 부서 회의도 하고 차장님 결재를 받아야지 마음대로 쓰냐’고 질책하던 부장이 해당 간부의 전화를 받았다며 삭제하라고 하더라. 창피했지만 결국 삭제했다. 댓글이 마음에 안 든다고 전화를 돌리는 간부나, 삭제하라고 하는 부장이나, 그런다고 삭제하는 검사나, 너무 한심하고 창피해서 게시판을 몇 년 떠나 있었다. 법무부 근무 무렵 ‘다시는 그리 살지 않겠다’고 작심하고 (게시판으로) 돌아왔다.”

최근에도 그는 검찰 상급자의 부당행위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 폭로했다. 그는 지난달 19일 “검찰이 치외법권인 듯, 무법지대인 듯, 브레이크 없는 상급자들의 지휘권 남용, 일탈 사례를 적시하지 않으면 간부들이 그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체하실 듯해 부득이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내 풀어놓았다”며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과거 ㄱ검사장이 음주·무면허 전과 10범인 ㄴ씨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다는 것. ㄴ씨는 지역의 한 건설사 대표의 아들로 그의 아버지는 검찰과 업무 협약을 하는 범죄예방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당시 ㄴ씨는 무면허 운전을 하다 경찰한테 적발돼 검찰에 기소의견이 넘어온 상태였으나 ㄱ검사장은 임 검사에게 ‘ㄴ씨가 운전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임 검사는 ㄱ검사장이 다른 검찰청으로 옮겨갈 때까지 두 달간 경찰을 상대로 불필요한 수사지휘를 하면서 시간을 벌 수밖에 없었다.(※이와 관련해 서울북부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21일 검찰 게시판에 글을 올려 “임 검사의 글에 나오는 사례들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잘못된 업무처리 방식이다. 우리 청은 게시 글과 임 검사와의 면담을 토대로 대검과 관련 청 등을 통해 진상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이 건은 임 검사가 인사발령 난 이후인 2009년 3월 후임 검사에 의해 벌금 500만원으로 약식기소 처리됐고, 이 후임 검사는 통상의 기준에 따라 처리했을 뿐 부당한 압력은 없었다고 했다는 게 요지다. 이에 임 검사는 “지엽적인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는 투명한 결재과정, 이의제기권 절차 마련 등 대책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답글을 달았다.)

검찰 부끄러운 민낯 드러날 때마다
내부 게시판에 50여차례 비판 글
우병우 전 수석 등 실명 거론해
‘결재받고 글 쓰라’는 윗선 지시
‘검사답게 말하겠다’며 따르지 않아

2007년 ‘도가니 사건’ 1심 공판검사
고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 사건에선
‘백지 구형’ 상부 지시 있었지만
법정 문 걸어잠그고 무죄 구형
‘괘씸죄’ 걸려 적격심사 받기도

-그렇게 ‘불편한 글’을 왜 자꾸 올리나?

“말도 안 되는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검사들을 나는 ‘자판기 검사’라고 부른다. 위에서 주문하는 대로 만들어내는 사람을 검사라고 할 수 없지 않나? 그런 사람들이 걸러지지 않고 요직으로 승진하는 시스템은 정상이 아니다. ‘괴물을 잡기 위해 검사가 됐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 괴물이구나’ 싶었다. 간부들과 동료들에게 띄운 나의 글들은 검찰에 대한 연서(戀書)다. 사랑한다면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다면 몸부림쳐 봐야 하지 않겠나. 윗선의 질책은 물론 동료들의 비난도 푸짐하게 들을 걸 아니까, 글을 쓸 땐 트집 잡힐 내용이 있는지 꼼꼼히 살핀다. 욕을 덜 먹을 용어를 선택하고, 어순도 주의하며 계속 고친다. 말하지 않을 수 없어 말하기는 하는데 많이 고단했다.”

-글의 ‘의도’를 의심받기도 할 텐데.

“정치하려고 ‘튀는’ 글을 올린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다. (정치 입문) 제안을 받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여기라고 생각해서 거절했다. 몇 차례의 총선과 보궐선거가 지나갔고 승진이 계속 누락되면서도 (검찰에서) 나가질 않으니까 약간은 오해가 풀리지 않았을까 기대한다.”

“나 스스로도 포기할까봐 겁이 났다”

임은정이란 이름이 대중에게 각인된 계기는 이른바 ‘도가니 사건’이었다. 2007년 광주인화학교 청각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1심 공판검사였던 사실이 2011년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에겐 ‘도가니 검사’란 수식어가 붙었다. 이 사건은 사건 2년 뒤 출간된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와 다시 2년 뒤 개봉한 영화에 힘입어 재조명됐다. 그는 “소설과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돌려세웠다”면서도 화제가 돼야 피해자들의 고통이 주목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2007년 광주인화학교 청각장애인 성폭력 사건에서 임은정 검사는 1심 공판검사였다. 2011년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그에겐 ‘도가니 검사’란 수식어가 붙었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주목받지 못한다고 가벼이 다룰 수 있는 사안은 없다. 몇 년 전 지방에서 근무할 때 친엄마에게 맞아 죽을까봐 도망 나와 살아남은 아이가 있었다. 당시 ‘김일병 사건’(2005년 6월 김○○ 일병이 부대 내부에서 총을 난사해 장병 8명 사망)이 화제여서 군대 내 가혹행위 등에 신경을 많이 쓸 때라 그 아동학대 수사엔 검찰 수뇌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매일 배당받는 숱한 사건 중 1개 사건에 불과했다. 2015년인가 인천에서 부모에게 학대받던 아이가 슈퍼로 도망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언론이 이 건을 주목했다. 그제야 아동학대 사건 수사에 인력 지원 등이 이뤄지는 걸 보고 많이 아쉬웠다.”

임은정 검사의 이력에 또렷하게 새겨진 또 하나의 장면도 있다. 2012년 12월28일 서울중앙지법 509호 법정. 재판 직전 임 검사(당시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가 법정 문을 걸어 잠갔다. 법원 경비원에겐 간곡히 부탁했다. “제가 구형을 내릴 때까지 법정 내로 들어오려고 하는 검사가 있을 겁니다. 꼭 좀 막아 주십시오.” 문밖엔 메모를 적은 종이 한 장을 붙였다. “나는 무죄 구형을 할 것이다.”

당시 임 검사는 1961년 반공임시특별법 위반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고 윤길중 진보당 간사의 재심 담당 검사였다. 당시 검찰 상부는 그에게 이른바 ‘백지 구형’ 지침을 내렸다. 백지 구형은 검사가 의견을 진술하지 않고 법률적 판단을 법원에 맡긴다는 뜻으로, ‘책임 회피’로 비판받기에 충분했다. 임 검사가 지시를 거부하자 재판 직전 다른 검사에게 사건이 재배당됐다. 재판에서 아예 배제한 것이다. 재판 당일 임 검사는 새로 사건을 배당받은 검사가 법정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근 채 재판에 들어갔다. “무죄를 구형한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유족들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법정 문은 왜 잠갔나?

“무죄 구형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만 했다. 상부에서 나를 잡으러 올 것 같았다. 나 스스로도 (무죄 구형을) 포기할까봐 겁이 났다. 그래서 무죄 구형의 결심을 담은 글을 써서 미리 게시판에 올려 버렸다.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면서 몸이 덜덜 떨렸던 기억이 난다.”

-왜 그런 선택을 했나?

“해야 하니까 한 거지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다. 검사 선서문에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라는 문구가 나온다. 최소한 내가 맡은 사건에서만큼이라도 위법한 관행이 지속되는 것을 막아야 했다.”

‘무죄 구형’ 이후 그는 검찰 여기저기로 불려 다녔다. 한 선배 검사는 그에게 ‘자네가 그 시절의 검사였다면 (정권의 뜻을 따르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있었겠냐’는 말을 했다. 대검 감찰본부는 2013년 2월 직무상 의무 위반, 품위 손상 등으로 법무부에 임 검사의 정직을 청구했다. 같은 달 법무부는 그에게 정직 4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한 달 뒤 임 검사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징계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백지 구형’은 법적인 근거가 없고 무죄 선고가 확실하게 예상될 때는 무죄를 구형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그는 징계의 부당함을 따졌다. 1심과 2심에서 그가 모두 이겼다. 법무부는 상고했고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대법원은 2년10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징계 외에 불이익은 없었나?

“검사들은 7년마다 ‘검사 적격’을 심사받고 부적격자는 퇴출된다. 무죄 구형 후 법무부의 한 간부가 ‘임은정이 적격심사 얼마 남았냐’고 묻더란 말을 들었다. ‘적격심사를 계기로 자르려는구나’ 싶었다.”

-‘퇴출 후보’라 불리는 ‘심층적격심사 대상자’로 결국 선정됐는데.

“내가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는 <한겨레> 보도가 나오기 전 실제로 ‘(검찰 상부에서) 자르기로 했으니 마음의 준비 해야 할 것 같다’는 동료의 귀띔을 들었다. 그때는 돌아버리겠더라. 누가 볼까 싶어 집까지는 씩씩하게 걸어 들어왔는데, 현관문을 닫고 주저앉아 ‘너무 힘듭니다, 견디겠습니다만, 너무 힘듭니다’ 하고 신에게 하소연했다. 친한 동료들까지 나와 연락하길 주저한다고 느껴질 때는 정말 많이 외로웠다.”

임 검사의 퇴직 사유를 발견하지 못한 법무부는 지난해 1월8일 결국 ‘적격’ 판정을 내렸다.

-어떻게 견뎠나?

“‘관종’(관심병 종자)이나 ‘또라이’라 불리는 건 견딜 수 있었다. 그보다 ‘네가 이런다고 검찰이 바뀌지 않는다’며 차갑게 말하던 한 선배의 이야기가 너무 슬펐다. ‘부끄럽지 않습니까? 저는 후배들한테 미안해서 죽을 거 같아요.’ 그리 화를 냈던 것 같다. ‘순진하게 역사의 발전을 믿느냐’고 묻는 선배도 있었다. ‘그럼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있을 거냐’고 반문했다. 역사는 바뀌는 게 아니라 바꾸는 거라고 믿는다. 그 믿음을 가진 이들의 끊임없는 두드림이 벽을 허물고 역사의 전진을 이루어냈다.”

-최근 동료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던데.

“8월16일 의정부지검을 떠나는 이임식에서 펑펑 울었다. 그곳에서 퇴출 위기도 겪고, 유산도 하고, 많이 힘들었다. 그때마다 위로해준 동료들이 너무 고마웠다. 여러 생각이 들어 감정 조절이 안 되더라.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 버둥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좀 풀렸나 보다.”

임 검사는 최근 개봉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서도 많이 울었다고 했다. “영화에서 한 피디가 (아내의 이야기를 전하며) ‘당신(나) 혼자 이러면 그냥 또라이 되는 거잖아’라며 흐느낄 때 함께 울었다. 나도 검찰에서 또라이니까…. 그 피디 옆에서 따라 외치는 많은 동료들을 보며 잠시 부러움을 느꼈다.”

그는 올해 초 내부게시판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재심을 권고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먼저 재심을 청구하자고 건의하는 글을 올렸는데, 당시 자신이 글을 올리는 것을 도와준 동료가 검찰 상부에 의해 색출당했다고 털어놨다. “돌이켜보면 제게도 고마운 동료들이 있었다.” 그는 “저마다의 하늘을 짊어지고 견뎌온 동료들이 정말 고맙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 17일 과거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검사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백지 구형 대신 무죄 구형 방침도 내놨다.

“인사 개혁해야 감찰도 제 기능 한다”

“쪽팔려서 검사 하겠습니까. 착한 사람들 옷 벗기기 전에 이 사람들 옷부터 벗기시죠.”

지난 1월 개봉했던 영화 <더 킹>에서 극중 인물 안희연 검사는 검찰 지휘부 앞에서 또박또박 말한다. 안희연은 검찰 개혁을 바라며 부정한 검사들을 감찰 조사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한재림 감독은 임 검사의 스토리를 모티브로 안희연의 캐릭터를 구상했다고 했다.

몇 년 전 힘있는 고위급 검사가
장례식장에서 여검사 성추행
가해자 승승장구, 피해자는 좌천
“‘강약약강’식의 감찰 없어져야
진정한 검찰개혁 이룰 수 있어”

“단지 우병우 때문에 망가진 게 아냐
각자 깨어나야 조직 바꿀 수 있어”
좋아하는 연결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생각들이 부딪치고 깎일 때
검찰이 건강해진다고 믿는다”

-영화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던가?

“<더 킹>에서 안 검사는 검찰 최초의 여성 감찰부장이 된다.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검찰이 내게 그런 ‘민감’한 직위는 안 맡길 것 같다.(웃음)”

-늦었지만 승진하지 않았나?

“직위보다 어떤 업무를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나. 이번 인사를 통해 감찰본부에서 일할 수 있길 내심 바랐다.”

-희망대로 언젠가 감찰 업무를 맡게 된다면?

“검찰총장이나 검사장, 차장, 부장 등 간부급을 감찰하고 싶다. 직위와 무관하게 문제가 있는 검사는 징계받고,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바꿔보고 싶다.”

-그렇게 말하면 조직이 감찰을 맡기겠나?

“그간 대검 감찰은 사실상 ‘강약약강’으로 돌아갔다. 힘 있는 검사의 경우 부정행위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문서화하지 못한다. 뒷날 그가 높은 자리에 올라 자신에 대한 감찰 평가를 확인하는 날, 해당 조사를 한 검사는 보복당하기 쉽다. 일례로 몇 년 전 한 고위급 검사가 여검사를 성추행했지만 그는 승승장구했다. 피해 여검사만 좌천되고 말았다.”

임 검사는 지난 7월24일 검찰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법무부의 한 간부가 술에 만취한 채 한 여검사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목격자가 많아서 법무부 감찰 쪽에서도 제게 연락이 왔다. 가해자의 문제된 행동은 확인했으나 피해자가 누구인지 확인해달라는 것이었다. 가해 상대가 상대다 보니 피해 여검사는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게 느껴졌다. 그 무렵 한 검사장이 저를 호출하더니 피해자는 가만있는데 왜 들쑤시느냐며 화를 내더라. 수뇌부의 사건 무마 의지가 강경하자 결국 감찰 쪽에서 더 이상 감찰을 진행하지 않았다. 황당하게도 그 가해 간부는 승진을 거듭하여 요직을 다녔는데 그 가해자로 인해 피해 여검사는 인사 불이익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동안 ‘인사’가 검사들의 태도를 좌지우지해왔다”며 감찰의 정상화를 거듭 강조했다. “감찰에서 해왔던 세평 수집은 주로 조직에서 찍힌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안다. 결국 인사가 올바르게 되려면 감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문제가 있는 검사는 징계를 받아야 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25일 청와대에서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검찰개혁이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새 정부의 첫 검찰 인사를 어떻게 보나?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의 전환은 큰 변화다. 반면 김수남 전 검찰총장에서 문무일 현 총장으로의 이행은 그만큼의 변화는 아니다. 오늘의 검찰이 있기까지 지난 30년 동안 책임이 있으신 분들인데 지금까지 뭘 하셨냐고 묻고 싶다. 단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나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때문에 오늘의 검찰이 망가진 게 아니다. 위에서 시키는 일에 기꺼이 굴종해온 사람들과 그것을 방관해온 이들, 그렇게 우리 모두 직간접적인 부역자로서 책임이 있다. 각자가 깨어나지 않으면 결코 이 조직을 바꿀 수 없다.”

-검찰 개혁을 천명한 정부다. 변화를 느끼나?

“아시다시피 법령 등 제도 개혁이 검토되고 있을 뿐 크게 바뀐 건 없다. 간부 20~30명이 나갔다고 가시적인 변화가 있다고 하긴 어렵다. 그래도 공기가 바뀌었다. 살얼음판에 서 있다가 마른 땅에 닿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나 같은 사람이 검사직에서 잘릴 걱정 안 하는 것만 해도 큰 변화다. 징계 취소 소송 준비하면서 비망록을 쓰기 시작했는데 두세 달 전부터 멈췄다. 얼굴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뒷조사당하는 일이 없어지고 긴장할 일도 줄어서이지 싶다. 한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 검찰 개혁을 한다고 하셨는데 검찰이 별반 달라지는 게 없었던 탓이다. ‘뭐야, 똑같네’ 했다. 세월이 지나 검찰을 더 겪어보니 그의 분투를 알겠더라. 대통령이 바뀌었다 해도 검찰 내부자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당장 검찰이 개혁되긴 어렵다. 그를 잃고 나서야 세상을 바꾸려면 때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꾸준히 내 목소리를 내려고 한 것도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렇게 해봤자 오십보백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미세한 차이라도 만들 수 있다면 어디인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초반만큼은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게 어떨까.”

-첫번째 과제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인데.

“‘정치 검찰’이라는 비난에 억울해하는 일부 간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치권 탓을 하더라. 정치권이 놓아주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이다. 검사가 검사장 탓을 하고, 검사장이 총장 탓을 하고, 총장이 대통령 탓을 하고. 그렇게 책임을 미루다 보면 책임질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 자신의 행동에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은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뿐이다. 검사가 형사 미성년자는 아니지 않나? 검사에게 불의와 싸울 것을 요구하면서도 검찰 내부에서는 불의한 명령에도 복종할 것을 요구하는 이중성을 깨 나가야 한다.”

-어떻게 가능할까?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인사권을 장악해서 탈이 났다면 인사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인사권 때문에 검사들이 영혼을 판다고 하는데,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검사에게는 동료, 수사관, 실무관, 경찰, 변호사, 판사, 사건 당사자 등 많은 업무 관계자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다면평가가 상급자의 평가 못지않게 인사에 반영된다면, 검사들이 숱한 평가자들의 눈치가 보여서라도 상급자에게 말하지 않을까. 인사권을 아래로 내린다면 정치권력도 검찰 수뇌부만 틀어쥔다고 검찰 조직 전체를 장악할 순 없을 것이다. 사건을 처리할 때도 상하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그 과정이 문서 등으로 투명화돼야 한다. 검찰의 사건 처리가 판결 등을 통해 잘못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그 과정을 살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게만 돼도 부당한 지시에 검사들이 저항할 토대가 생긴다.”

-무소불위 검찰 권력의 견제도 국민적 요구다.

“나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은 놓아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우리를 믿지 못해서 못 맡기겠다면 우리가 원한들 계속 움켜쥘 수 있을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이슈들은 그동안 검찰이 너무 잘못해서 초래한 결과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조직이기주의를 버리고 간부들을 위한 검찰,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검찰이라는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 나도 원론만 있고 각론은 비어 있는 셈이라 좀 창피하다.”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근본적인 질문인데, 왜 검사가 됐나?

“무슨 큰 뜻을 품었던 건 아니다. 부모님의 희망대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됐다. 부끄럽지만 임관 때까지 검사의 역할을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2001년 인천지검 초임 시절 한 달에 400여건의 배당 사건과 수사지휘 기록에 깔려 사건을 ‘떼느라’ 급급했다. 동기에게 지지 않겠다는 마음에 과욕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다 한 사건을 만났다.”

-무슨 사건이었나?

“부인의 내연남을 칼로 찔러 구속된 한 남자의 상해 사건을 배당받았다. 피의자가 초범이고 칼을 사용했지만 피해자의 상처가 급소가 아닌 팔이어서 상해 정도도 크지 않았다. 피해자도 선처를 바랐기에 사정을 감안해 석방했다. 그런데 한 달 뒤 그 피의자가 자신의 부인을 살해했다.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살인을 교사한 것 같은 죄책감에 미칠 것 같았다. 부부 갈등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두를 위해 피의자를 석방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뒤늦게 했다. 그때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엄청난 일을 하는지, 담당 사건마다 담긴 무게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임은정 검사가 서울북부지검 자신의 사무실에 걸려 있는 서산대사의 시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발걸음 하나라도 어지럽게 가지 마라) 앞에 서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있는 임은정 검사. 그는 “사건을 처리할 때 상하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그 과정이 문서 등으로 투명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임은정 검사의 사무실에는 임 검사의 캐리커처 그림이 있다. 그는 “남편이 지난 생일에 직접 그려준 그림”이라며 “고비가 있을 때마다 가족이 큰 힘이 되어 왔다”고 말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검사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검사다운 검사로 사는 것이다. 검찰이 고쳐야 할 문제들에 대해선 앞으로도 내 목소리를 내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결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전 정권 때는 검찰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 바로 불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이 나서기 어려우니 대신 나서달라는 동료들의 메일이 수시로 온다. 내가 마치 ‘사설’ 감찰기관이라도 된 기분이다.(웃음) 피할 수 없는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응원해주는 동료들도 늘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내겠다.”

-인터뷰 발언에 따른 불이익이 우려되진 않나?

“검사윤리강령상 이런 인터뷰는 기관장 승인 사항이다. 뜻밖의 허락을 받고 천지개벽을 맞은 기분으로 인터뷰를 했다. 검찰총장님이나 현 북부지검장님이 종래 간부들보다 한결 유연하신 이유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조직 분위기 자체가 유연해지고 있다. 그 덕을 이렇게 본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치고 깎이고 다듬어질 때 검찰이, 대한민국이 건강해진다고 믿는다. 그 몸부림이 검찰 안에서도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지도 모르지만 풀숲에서 몸을 일으키는 동료들의 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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