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셔병을 아시나요?..10월 1일은 '세계 고셔의 날'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2017. 9. 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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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셔병을 처음으로 발견한 필리페 고셔(Dr. Philippe Gaucher) 박사와 해당 논문 표지

오는 10월 1일은 ‘세계 고셔의 날(International Gaucher day)’이다. 고셔병을 처음 발견한 필리페 고셔 박사의 160번째 생일로, 유럽 고셔병 환자 지원 단체인 EGA(European Gaucher Alliance)는 고셔병에 대한 질환 인지도를 높이고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세계 고셔의 날’로 선포했다.

고셔병은 특정 효소가 결핍돼 나타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세포 내 당지질(Gb1)이 축적돼 신체 조직과 장기에 손상을 일으킨다.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명으로, 국내에 현재 500여명이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고셔병으로 치료받는 환자는 60여명에 불과하다. 다수의 고셔병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특히 진행 속도 빨라

고셔병은 온 몸에서 증상이 발생한다.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병원을 전전하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첫 증상 발현 이후 고셔병을 진단받기까지 평균 13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고셔병은 제1형, 제2형, 제3형으로 구분한다. 1형의 경우 질환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중추신경계 증상이 없다. 2형은 대개 2세 이전의 영아기에 발병해 3세 이전에 사망한다. 3형은 1형과 2형의 복합형이다. 처음에는 1형처럼 진행되나 어느 순간 치매와 근강직 같은 증상이 급격히 진행된다.

전 세계적으로 고셔병 환자의 90%는 제1형에 해당한다. 뼈나 신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잘만 관리하면 80년 이상 생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인 환자의 경우 서구와 질병 패턴이 다르다. 제1형 고셔병이라도 유아기부터 발병한다. 발병시기뿐 아니라 진행 속도도 매우 빠르다. 그만큼 증상도 심각하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유한욱 교수는 “국내 고셔병 환자의 경우 어린 나이에 발병하지만, 질환이 진행되고 신체에 문제가 생긴 다음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고셔병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가 진행된다면 심각한 신체의 변형 없이 일반적인 삶이 가능한 질환인 만큼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20년 만에 새 치료제 등장…환자 기대감↑

현재까지 발견된 희귀질환 가운데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5%에 그친다. 고셔병은 다행히 치료제가 있다. 지난 20여 년간 ‘이미글루세라제(Imiglucerase)’가 유일한 고셔병 치료제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베라글루세라제 알파(Velaglucerase alfa)’ 성분의 치료제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 치료제는 인간 세포를 사용해 만든 최초의 고셔병 ERT 치료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ERT란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의 약자로, 고셔병 환자에서 부족한 효소를 투여해 당지질 축적을 막는 방법이다.

기존 치료제는 동물 세포(차이니즈 햄스터)를 사용했다. 베라글루세라제 알파의 경우 체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효소와 동일한 구조다. 이로 인해 치료제의 흡수 속도를 높아졌다. 투약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기존 치료제로 치료받을 경우 고셔병 환자는 2주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해 정맥주사로 치료를 받았어야 했는데, 베라글루세라제 알파는 투약 전 항히스타민제 등의 전 처치가 필요하지 않고 전체 투약시간이 1시간 이내에 끝난다. 항체 생성 위험이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부작용이 발생해 투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지 않고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유한욱 교수는 “고셔병 환자는 평생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 만큼 치료제 선택 시 효과는 물론 이상반응에 대한 안전성, 항체 형성 유무로 인한 안정성, 치료의 편의성 등이 주요한 요소”라며 “고셔병에서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의약품들이 도입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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