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靑 "트럼프, 대북지원 '그럴수 있겠다'반응..日언론 악의적왜곡"(종합)

입력 2017.09.22. 16:41 수정 2017.09.2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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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트럼프, 한미일 정상회동서 대북지원 방침에 화냈다' 보도
"오보로 확인..대북인도지원 아베가 거론, 트럼프는 文대통령 설명에 호응"
"왜곡된 일본 언론보도 확인 없이 받아쓴 국내언론도 유감"
(뉴욕=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각각 발언을 하고 있다. 2017.9.22 scoop@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김승욱 기자 = 청와대는 22일 한국시각으로 이날 새벽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과 관련해 '화를 냈다'는 등의 일본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 "한미일 정상 간 만남을 둘러싼 악의적 보도와 관련해 해당 언론사와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한미일 정상회동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처음 꺼냈으며, 이에 문 대통령이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그럴 수 있겠다'고 호응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늘 일본의 통신과 방송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대북취약 돕기용 800만 달러 지원 결정에 미일 정상이 부정적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보도했고, 특히 아베 총리를 수행하는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화를 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며 "그러나 현장에 배석한 우리 관계자는 해당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의도적 왜곡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또 "어제도 한 일본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찬 때 아베 총리에게 '북한을 봉쇄하려면 힘이 필요하다. 아베는 힘이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힘이 없다'고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윤 수석은 "정상간 만남에 대화 내용은 공식브리핑 외에 언급하지 않는 게 외교 관례인데도 사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계속 보도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이런 상황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행태가 한일 간 우호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우려한다"며 "왜곡 언론보도를 확인도 하지 않고 받아쓴 국내언론에도 마찬가지로 유감을 표한다. 불과 나흘 전 이 자리에서 이 문제로 말씀드린 바 있는데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오보는 받아써도 오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처럼 대북 인도지원 문제는 국제기구의 요청에 의한 것이고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그럴 수 있겠다'는 취지로 아주 짧게 반응을 보였다"며 "그 정도로 이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중요하게 언급된 바 없고 간략하게 언급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배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 문제와 관련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을 잘 못 할 정도였고, 그런 게 있었던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비중이 없었다는 의미"라며 "발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북지원 문제를 처음 언급한 분은 아베 총리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은 일본 언론이 한국과 미·일 정상이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이견이 있는 것처럼 계속 보도함으로써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한미 및 한미일 정상회담은 물론 유엔을 포함한 다자 정상외교를 통해 고강도 대북 압박·제재를 가하되 궁극적으로 외교적 해법을 유지한 성과를 폄훼하려는 시도로 보고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3국 정상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의 대북 취약계층 800만 달러 지원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손상할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고 전했고, 특히 닛폰TV는 두 정상이 문 대통령에게 '지금이 그럴 때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화를 냈다. 이것으로 인도지원은 당분간 실시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의 극우 언론인 산케이 신문은 지난 19일 뉴욕에서 유엔 사무총장 주최로 열린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옆에 있던 아베 총리에게 '북한을 봉쇄하는 데 힘이 필요하다. 신조에게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은 품격이 있어 거기서 화를 내는 일은 없다"며 "어떻게 정상회담에서 화를 냈다는 표현이 나올 수 있는지 일본 언론보도를 무시하고 싶지만 국내언론이 기사를 쓰기에 답변하는 것이며 이것도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신에서 보도한 내용이 우리 대통령이나 정부와 관련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저희에게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외신이라는 이름으로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그대로 베껴 쓰고 인용보도 했다고 면피할 수 있는 것인지 언론이 깊이 숙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본 언론은 최근에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보도를 해 물의를 빚었다. 산케이 신문 계열사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지난달 29일 통화에서 북한과 대화에 집착하는 한국에 대해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듯 한다, 거지 같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청와대는 "주일 한국대사관 측이 일본 외무성과 접촉해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며 "국제사회 공조를 훼손한 것임을 경고한다"며 즉각적인 유감을 표했다.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