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짜리 협상', 임대료 낮아질까..인천공항·면세점 '수읽기'

최선윤 2017. 9. 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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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롯데면세점, 다음주 중 임대료 인하 협상 진행
업계 "공사가 임대료 인하할 가능성 낮다···10% 내외로 전망"
롯데면세점 "합의 무산시 철수 불가피···적자 감당이 안 된다"

【인천공항=뉴시스】임태훈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근 임대료 조정을 요청한 롯데면세점과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롯데면세점의 공식 임대료(최소보장액) 조정 협의 요청에 대하여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사드 사태로 매출이 급감했다며 지난 12일 공사에 임대료 조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사진은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롯데면세점의 모습. 2017.09.1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업계가 임대료 인하 협상에 돌입하겠다고 알린 가운데 실제로 임대료 인하가 진행될 지, 진행된다면 그 폭과 방법은 어떻게 정해질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8일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조정 요청에 대해 임원급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본 협의는 이달 말 착수하고, 필요시 수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측도 "인천공항공사와 이달 넷째 주 임대료 협상을 진행하기로 약속했다"며 "다음주 중 임대료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업황 악화, 특허수수료 인상 등 각종 부담이 가중돼 면세점 산업의 위기가 도래했다며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의 합리적 조정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면세점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초강수를 뒀다. 임대료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롯데면세점은 매출액과 맞먹는 수준의 임차료를 지불해야돼서다.

일단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이 갈등 끝에 임대료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를 봤지만 실제 임대료 인하가 현실화될 진 알 수 없다. 현재로서는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인하를 해줄 가능성는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인천공항이 롯데면세점이 요구하는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임대료 구조 변경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며 "롯데면세점의 요구대로라면 인천공항공사가 내년 약 7000억원의 임대료를 깎아줘야 한다. 또 그렇게 되면 신라, 신세계 등 다른 면세점들의 요구도 안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 정부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면세점 사업자와 공사가 진행한 계약이기 때문에 공사가 무조건적으로 면세점들의 임대료를 감면해 줄 의무는 없다"며 "인천공항의 경우 다른 공항과 달리 여객이 증가했고 면세점 매출액도 4.8%밖에 줄지 않았다고 하면, 기존 계약을 무시하고 임대료를 감면해줄 만큼 상황이 시급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해 면세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제주공항, 청주공항, 무안공항, 양양공항 등 4개 국제공항의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중국의 사드 제재 후 국제 여객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해당 공항의 면세점 매출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처럼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 간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실제 인하가 진행돼도 그 폭이 약 10% 내외에 그칠 것 같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공사가 그 다음해 면세점 사업자들에게 10% 정도 임대료를 인하해줬던 선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대료 인하를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해준다면 그 정도 선에서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면세점 측은 인천공항공사가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임대료 구조 변경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철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철수할 수밖에는 없다"며 "적자를 다 떠안고는 도무지 영업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협상을 잘 해보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 1위 면세점으로서 임대료 합의를 통해 앞으로도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며 상호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며 "10% 인하로는 영업을 지속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업계는 이 밖에도 제2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제1터미널의 임대료를 조정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제2터미널이 개장될 경우 제1터미널의 방문자가 줄어들어 면세점들의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과 이를 논의하기 위한 만남을 가졌다. 이날엔 롯데면세점과 협상을 진행한다.

csy6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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