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감독 "CJ, 20년전에도 영화로 시달렸었다"

이경은 기자 2017. 9. 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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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이 된 남자-광해' 제작.

배제명단) 명단에 오른 것으로 밝혀진 A감독은 최근 기자와 만나 "20여년전 외국인 노동자를 다뤘던 영화를 제가 감독하고 개봉하는 과정에서 당시 제일제당쪽 이미경 이사와 영화제작사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A감독은 10여년이 흐른뒤 또다시 소위 블랙리스트에 오르내리는 구설에 시달렸고 그의 영화에 투자했던 CJ도 15년여 뒤 정권 차원에서 오너 퇴진 요구와 관철 등으로 홍역을 치르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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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체류노동자 출연 1997년 영화 개봉 지연.검열 등 고초..이미경 부회장 '의미있네' 격려도
이명박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배우 문성근이 18일 오전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조사를 받기위해 참고인 신분으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9.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화 ‘왕이 된 남자-광해’ 제작.개봉과 박근혜 대통령 풍자 코미디프로 제작 등으로 지난 정부에서 홍역을 치른 것으로 알려진 CJ그룹이 20여년 전에도 정보기관으로부터 시달림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명단) 명단에 오른 것으로 밝혀진 A감독은 최근 기자와 만나 “20여년전 외국인 노동자를 다뤘던 영화를 제가 감독하고 개봉하는 과정에서 당시 제일제당쪽 이미경 이사와 영화제작사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는 제일제당(현 CJ)이 스티븐 스필버그 등과 합작해 드림웍스를 꾸려갔고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컸던 때라고 소개했다.

평소 안면이 있던 이미경 이사(현재는 CJ그룹 부회장)가 A감독에게 영화 개봉이 왜 되지 않냐고 묻자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 출연과 검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는 것.

이 이사와 당시 CJ쪽이 낸 제안은 사내 시사였고 영화를 본 뒤 이 이사는 ‘나름 의미가 있네’라는 말을 건넸다. 오너 일가의 말이 떨어진 뒤로 개봉 관련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당시는 CJ가 CGV를 소유하고 있던 때가 아니어서 영화관들에게 해당 영화를 걸기 위해 추후 배급하는 드림웍스의 영화를 끼워주겠다는 제안도 해서 어렵사리 50여개관을 잡았다.

하지만 문제는 영화개봉과 관련한 심의기구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정보기관에서 외국인 불법체류 노동자 출연과 사회적 분위기 등을 감안해 난색을 표했다는 말도 들었다. A감독이 출연은 했지만 불법체류자에게 보수는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는 설명을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돌파구는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서울대 총학생회에서 영화 관련 이야기를 듣고 정보기관원까지 참여하는 학내 시사를 제안했던 것. 당시 A감독과 만난 정보기관원은 “영화에 나온 불법 체류자들이 영화관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단도리하고 이들이 혹시나 영화가 알려진 뒤 문제를 일으키면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결국 개봉하게 됐다.

A감독의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언급되는 등 잔잔한 반향을 이끌어냈지만 큰 흥행성과는 거두지 못 했다. 그리고 서서히 잊혀져 갔다.

하지만 A감독은 10여년이 흐른뒤 또다시 소위 블랙리스트에 오르내리는 구설에 시달렸고 그의 영화에 투자했던 CJ도 15년여 뒤 정권 차원에서 오너 퇴진 요구와 관철 등으로 홍역을 치르게 된 것.

A감독은 “문성근 배우 등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에 대한 피해 보상소송 등에 함께 참여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 왔다”며 “아직 어떻게 할지 정하지는 못 했다”고 털어놨다.

이경은 기자 k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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