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첫 ERA 1-2위 동반 10승 무산되나

입력 2017. 9. 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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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평균자책점은 투수를 평가하는 바로미터와 같다. 투수의 실점이 적어야 승리와 가까워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올해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라이언 피어밴드(kt)가 유력해 보인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지 못했지만 3.04로 1위에 올라있다. 피어밴드를 쫓는 자는 바로 차우찬(LG). 시즌 내내 꾸준한 투구를 보여준 차우찬은 어느새 2위까지 올라섰다.

공교롭게도 두 투수는 올해 KBO 리그를 대표하는 '불운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피어밴드와 차우찬은 타고투저 속에서도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작 10승은커녕 나란히 8승에 머무르고 있다.

양팀의 사령탑들이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비슷하다. 승리를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이 가득하다. 김진욱 kt 감독은 "우리가 피어밴드에게 득점지원을 못 해줘서 그렇지 좋은 투수다"라고 말했고 양상문 LG 감독도 "차우찬이 승리를 더 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과연 남은 경기에서 10승 가능성은 있을까. 피어밴드는 현재 1군 엔트리에서 빠져있다. kt는 지난 16일 피어밴드를 1군 엔트리에소 말소했으며 이유는 어깨 미세 염증이다.

물론 시즌 아웃은 아니다. 정규시즌 종료에 앞서 등판은 가능할 전망. 김 감독은 "본인과 상의해서 등판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창단 첫 타이틀 홀더 탄생에 큰 기대를 품고 있다. 따라서 10승보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피어밴드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내는 것을 최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10승 가능성은 더더욱 멀어진다.

차우찬은 피어밴드와 달리 부상 없이 한 시즌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22일 대구 삼성전이 10승 투수로 가는 분수령이 될 전망. 문제는 LG가 잔여경기 레이스가 시작하자마자 최악의 경기력으로 5강 문턱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차우찬이 나오면 득점 지원이 뚝 끊기는데 현재 팀 분위기까지 감안하면 차우찬은 또 한번 고독한 승부를 해야할지도 모른다.

KBO 리그 역사를 뒤져보면 평균자책점 1위이면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지 못한 선수는 1984년 장호연(31경기 5승 3패 1세이브 1.58), 1985년 선동열(25경기 7승 4패 8세이브 1.70), 1995년 조계현(19경기 9승 6패 1.71), 2000년 구대성(48경기 6승 7패 21세이브 2.77), 2001년 박석진(47경기 4승 10패 14세이브 2.98) 등 5명. 투수 운영 방법의 차이가 있는 과거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사실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른 투수가 10승을 거두지 못하는 것도 드문 일이다. 1987년 김용수(52경기 9승 5패 24세이브 1.98), 1991년 조규제(49경기 9승 7패 27세이브 1.64), 1993년 김경원(48경기 9승 3패 23세이브 1.11), 1998년 임창용(59경기 8승 7패 34세이브 1.89), 2009년 전병두(49경기 8승 4패 8세이브 3.11)의 사례가 있다. 모두 예전 방식의 기용법을 따른 구원투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1위와 2위 모두 10승을 달성하지 못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것도 144경기 체제이면서 두 투수 모두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기록이라 하겠다.

kt와 LG는 올해에도 타선지원에 관한 좋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바라볼 수 있는 투수를 갖고도 정작 승리와 연결시키지 못한 것은 되짚어봐야 할 문제다.

[피어밴드(왼쪽)와 차우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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