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민낯을 보고 미래를 좌우할 배가 뜬다

임성일 기자 2017. 9. 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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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2기, 25일 발표.. '비아시아 국가'와 '원정' 평가전
'히딩크 논란' 잠잠해질까 더 커질까
10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신태용호 2기 멤버들이 25일 공개된다. 이번 평가전은 한국 축구의 현재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진부한 표현이지만, 10월 A매치 2연전은 위기이자 기회다.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이라 별 수 없었지만, 지난 1년간 한국은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과 대결했다. 그러고도 성적이 좋지 않아 팬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유럽과 아프리카의 강호를 상대한다.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한 축구 관계자의 말이다. 사실 위기와 함께 기회라는 단어도 붙였지만 형식 이상도 이하도 아닌 뉘앙스였다. 그냥 걱정하고 있었다. 직접적인 표현은 삼갔으나 불안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한국 축구의 현재 수준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뜩이나 불안한 축구계의 미래를 좌우할 일전이기도 하다.

다가오는10월 7일 러시아, 그리고 10일 튀니지와 유럽에서 평가전을 갖는 축구대표팀의 명단이 25일 오전 발표된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소집명단이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후 처음으로 가동되는 대표팀의 행보다.

이번 명단은 해외파 중심이 될 전망이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 때는 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들의 배려 덕분에 조기소집이 가능했다. K리그가 많이 희생했다. 이번에는 대표팀이 배려해야한다. 10월 평가전은 해외파 위주로 팀을 꾸릴 것"이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7일과 10일 평가전 사이 K리그 경기(8일)가 있기에 더더욱 국내파는 호출이 어렵다.

따라서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기는 힘들다. 기왕 조건이 이렇게 갖춰졌으니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비롯한 해외파를 집중 테스트하는 냉정한 무대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 이전과는 입지가 달라진 해외파들이 마치 지난 9월의 K리거들처럼 간절하게 뛰어야할 경기들이다.

여러모로 평가전의 가장 큰 목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기에 적합한 무대다. 그래도 본선까지 가장 많은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평가전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게 문제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내용에 충실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번 경기의 상대는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비아시아권 국가들이다. 지난 1년간 한국 축구는 12번의 A매치를 소화했는데 11번이 아시아 국가였다.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이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유일하게 아시아 팀이 아니었던 상대는 북중미 캐나다로, 지난해 11월 천안에서 평가전으로 만나 한국이 2-0으로 승리했다.

10월 평가전은 유럽파를 비롯해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위주로 구성될 전망이다. © News1

객관적인 전력에서 러시아와 튀니지는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상대했던 이란이나 우즈베키스탄이나 시리아나 중국보다 강하다. 그래서 우려스럽다. 가뜩이나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쩔쩔 맸던 근래의 모습을 생각하면 불안해하던 앞서 축구인의 한숨이 이해가 된다. 게다 원정경기다. 집만 떠나면 고양이로 전락했던 한국축구다. 호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반면 기회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나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선전하고 있는 튀니지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면 가라앉은 대표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싸늘해진 팬들의 시선도 되돌릴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번 경기가 또 중요한 것은 최근 축구계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히딩크 논란'의 후속편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신태용 감독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과 함께 히딩크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기에 그 쓰임새나 영향력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표팀의 10월 평가전 결과는 여론의 방향을 달리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만약 대표팀이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신태용 체제에 더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가 마련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히딩크 옹호론이 커질 수도 있다는 게 축구계의 시각이다.

최근 1년간 아시아 국가들과만 싸웠던 한국 축구가 오랜만에 높은 수준의 국가를 상대한다. 그것도 유럽 원정이다. 여기서의 결과에 따라 히딩크 논란은 커질 수도 잠잠해질 수도 있다. 평가전이지만, 실전만큼 중요한 2연전이 다가오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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