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중국 신용등급 'A+'로 강등.."中, 당 대회 앞두고 불편"

김인경 2017. 9. 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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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등급 전망(아웃룩)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됐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피치와 같은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지만 중국 정부는 유독 불쾌한 모습이다. 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금융 건전성 강화 노력’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14년 만에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하는 국면에서 나온 강등이기 때문이다.

◇S&P “부채 증가세 이어지며 위험 상승” …AA-→A+로

21일 S&P는 “중국에서 오랜 기간 이어진 부채 증가세 때문이 경제 및 금융 위험이 상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앞으로 2∼3년 동안 부채 증가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S&P는 향후 3~4년 내에 중국의 견실한 경제 성장과 재정 건전성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기업 레버리지를 억제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재정 위험의 추세가 중기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S&P는 올해 중국이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으며 그림자금융을 억제하는 데 일정 부분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중국 은감회는 그림자금융 확산 및 위험 투자 억제 조치의 일환으로 자산관리상품 공개 규정을 강화했고 무분별하던 부동산 대출에도 규제의 끈도 조였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여전히 신용에 의존하는 부분이 큰데다 부채 증가 속도가 둔화한다 해도 여전히 포괄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S&P의 판단이다.

이번 조정으로 S&P가 매긴 중국의 신용 등급은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피치와 일치하게 됐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5월 중국의 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했고 피치 역시 7월 A+로 유지한 바 있다. S&P 역시 ‘AA-’로 등급을 매겼지만 아웃룩은 ‘부정적’이었던 만큼 강등 가능성을 예고했던 상황이다. 토미 셰 싱가포르 OCB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이미 무디스의 등급 하향 이후 S&P의 강등을 추측하고 있었다”면서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안정성’ 강조하던 中, 19차 당 대회 앞두고 불편

그러나 중국으로선 이번 강등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중국 금융당국은 당 대회를 앞두고 금융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동산 안정화 정책, 외화 유출 규제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시 주석은 “금융 업무의 궁극적인 목표는 구조적인 리스크를 방지하는 것”이라며 수차례 발언하기도 했다.

게다가 중국이 위안화 위상 제고를 위해 다음 주께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하려던 시기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2004년 10월 이후 13년 만에 20억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국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탄탄한 중국이 이번 달러화 국채 발행에 나서는 건 금융 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중국이 안정적인 시장이란 걸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외신들의 평가였다. 하지만 발행 직전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이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즉각 S&P의 강등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난했다. 런민대 재정학부의 자오시준 교수는 이번 강등이 “객관적이지도, 정확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신용이나 부채 등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며 중국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베이징대학 국립개발학교 유먀오제 부국장은 중국이 외부 부채를 감당하는 데 충분한 보유고가 있고 내부 부채 역시 경제성장을 고려할 때 위험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달러당 6.5861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21일) 기준환율인 달러당 6.5867위안에 비해 위안 가치가 0.01% 상승했다. 이와 함께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운영으로 1200억 위안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날 만기가 돌아오는 역RP 물량이 1200억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순공급 물량은 제로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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