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을' 위한 유통 규제에 반발한 '을'.."그런다고 우리가 사냐?"

박성의 입력 2017.09.22. 06:00 수정 2017.09.22. 14:31

국회가 추진하는 '을의 눈물 닦기'에 '을'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부·여당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확대를 골자로 하는 '유통업 규제 관련 법률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소상공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가 "대형마트를 쉬게 하는 것과 전통시장이 부활하는 것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

당초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에 환영의사을 밝혔던 소상공인단체도 정부의 규제안이 골목상권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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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형마트와 공동 기자회견 열어
소상공인연합회 등 "규제, 골목상권에 도움 안돼"
대형마트 의무휴업 확대도 반대
이갑수 사장 "골목상권과 해결책 찾아볼 것"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중소유통 단체, 그리고 대형마트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형유통사업자와의 상생협력 발표’가 진행됐다. 사진은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국회가 추진하는 ‘을의 눈물 닦기’에 ‘을’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부·여당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확대를 골자로 하는 ‘유통업 규제 관련 법률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소상공인 관련 단체가 “대형마트를 쉬게 하는 것과 전통시장이 부활하는 것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중소유통 단체와 대형마트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형유통사업자와의 상생협력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인 이훈 의원과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를 비롯,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 정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발표의 요지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는 정부가 ‘당근’은 없이 ‘채찍’만 휘두르고 있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영업일수를 줄이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과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여기에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농수산업에 종사하는 생산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의 경우 의무휴업이 확대되면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에 환영의사을 밝혔던 소상공인단체도 정부의 규제안이 골목상권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처음에는 대형마트를 죽이면 우리(골목상권)가 살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규제가 시행돼도 우린 여전히 어려웠다”며 “대형마트가 쉬면 소비자들은 시장을 찾는 게 아닌 온라인쇼핑몰을 찾는다. 정부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엉뚱한 곳에서 찾은 셈”이라고 토로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등을 검토한 후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안에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등이 규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현재 월 2회에서 4회까지 확대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갑수 대표는 “논의할 얘기가 많기에 (의무휴업 실효성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기는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앞으로 주기적으로 골목상권 관계자들과 만나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의 (sli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