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미래10년] "데이터 표준화 없이 미래 없다"

박효선 기자 2017. 9. 22.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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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차원용 아스펙미래기술경영연구소 대표

2007년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일어난지 10년이 지난 2017년. 한국경제는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희망은 보인다.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환율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시장 역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앞으로 10년 후는 어떨까. <머니S>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국책연구소, 민간연구소, 교수, 애널리스트 등 경제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한국경제 미래 10년 보고서’를 작성했다. 미래 10년 우리 경제가 성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대비해야 할 점이 무엇이며 과거 10년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 심층 분석했다. 또 미래학자를 만나 ‘한국경제 십년대계’를 위해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울러 증권사 애널리스트 20명이 제시하는 10년 후 투자 성공전략도 알아봤다.<편집자주>

#. “인간은 왜 저를 만들었나요?” 영화 <프로메테우스> 속 인공지능(AI) 로봇 데이빗이 인간에게 묻는다. 인류의 기원을 찾아 떠난 찰리 박사는 이렇게 답한다. “만들 능력이 있으니까.” 주목할 만한 점은 <프로메테우스> 후속작인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인공지능 데이빗이 스스로 창조주가 되려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자신의 위치를 넘보는 데이빗을 두려워한다.

1차(기계화), 2차(전기), 3차(정보통신) 산업혁명에 이어 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시대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으므로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선 10년 후 현존하는 직업 중 3분의1 이상이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과연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특이점’에 도달할 것인가. 미래학자 차원용 아스펙미래기술경영연구소 대표를 만나 그 특이점을 돌파할 구심이 무엇인지 물었다.

◆AI시대 따른 새로운 일자리 창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전망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차 대표는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앞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겠지만 그것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존의 일자리가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됨을 뜻한다는 것.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전망에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동안 역사가 이를 증명해왔습니다. 이를테면 포드자동차로 대량생산기술과 제조업이 확대되면서 이와 관련된 수많은 직업이 생겨났잖아요. 기술은 인간에게서 일자리를 앗아가기보다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도와줬죠. 앞으로 AI시대가 오면 로봇과 AI가 단순노동을 대체하는 대신 드론·자율주행차 등과 관련된 또 다른 일자리가 생길 겁니다.”

그는 인천 길병원이 도입한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왓슨은 병리과·내과·핵의학과·영상의학과 등 8개 진료과 전문의 30여명과 함께 암을 진단한다.

당초 의료계에선 왓슨이 의사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왓슨과 의사가 대결구도를 펼칠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왓슨은 암 진단과 치료법을 권고할 뿐 최종결정은 의사가 내린다. 오히려 왓슨이 현장에 도입되면서 환자와 의사 간 상호교류가 더 활발해졌고 결론적으로 아무도 일자리를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원용 아스펙미래기술경영연구소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킬 스위치·로봇세 도입 불가피

차 대표는 AI가 가져올 심각한 양극화에 대비하려면 로봇세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로봇세란 일자리를 대체한 로봇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10년 뒤에는 로봇세가 필요할 겁니다.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면서 수많은 직업이 생기겠지만 기존의 노동관련 직업이 사라지는 대량실직에 대비하려면 로봇세를 거둘 수밖에 없겠죠.”

로봇세를 재원으로 일자리를 빼앗긴 근로자에게 기본소득을 보전하면서 관련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AI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차 대표 역시 특이점이 온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역시 AI의 비약적 발전으로 기계총지능이 인간총지능을 능가하는 특이점이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른다’(unknown unknown)는 말처럼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기회와 도전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차 대표는 로봇을 설계할 때 비상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로봇을 정지시키는 ‘킬 스위치’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킬 스위치는 AI가 가져올지도 모를 전 인류적 재앙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특이점 이후의 시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특이점을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킬 스위치를 설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무서운 건 유전자 조작 가능성입니다. 유전병을 발생시키는 유전자를 가위로 잘라 유전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기술’이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는 인간의 욕심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어요. 원치 않는 유전자만 잘라내거나 유전자를 바꿔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이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양극화를 초래할 겁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를 활용해 누군가가 사람의 영혼까지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물인터넷(IoT)을 넘어 사람의 두뇌를 대신하는 두뇌인터넷(IoB:Internet of Brain)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라는 얘기다. 일본·미국·유럽 등에서는 이미 IoB 관련 혁신과 부작용 등 상당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AI정책조차 걸음마 수준이다.

◆데이터의 표준화, 지금이 골든타임

차 대표는 현재 데이터의 표준화 작업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가 계속 이슈화됐지만 이를 표준화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온갖 정보를 수집한 빅데이터가 아닌 표준화된 스마트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면 이는 말 그대로 넘쳐나는 정보만 쌓아놓은 ‘빅데이터’에 불과해요. 따라서 데이터를 통합해 표준화 작업을 하는 게 현정부의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데이터 표준화 없이 4차 산업혁명을 맞는다면 우리는 10년 안에 심각한 양극화와 특이점에 봉착할 겁니다.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에요.”

☞ 본 기사는 <머니S> 제506호(2017년 9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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