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에 '청와대 석불좌상'과 닮은꼴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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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내에 안치된 석불좌상(石佛坐像)과 흡사한 불상이 경주 남산에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 고대 불교미술 전문가인 임영애 경주대 교수가 문화재청과 서울시에 제출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4호(청와대 석불좌상) 조사의견서'에 따르면 경주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과 청와대 불상의 몸체, 대좌(臺座·불상을 올려놓는 받침대) 형태가 서로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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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靑불상 중대, 춘천박물관에
[동아일보]
경주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왼쪽 사진)과 청와대 석불좌상. 불상 몸체와 대좌의 형태가 서로 흡사하다. 남산 불상의 머리 부분은 훼손돼 사라진 상태다. 임영애 교수 제공 |
한국 고대 불교미술 전문가인 임영애 경주대 교수가 문화재청과 서울시에 제출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4호(청와대 석불좌상) 조사의견서’에 따르면 경주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과 청와대 불상의 몸체, 대좌(臺座·불상을 올려놓는 받침대) 형태가 서로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남산 불상의 크기가 약간 크지만 △왼팔과 왼 무릎 위에 새겨진 길쭉한 물방울 모양의 옷 주름 △상대(上臺·상단에 있는 대좌)에 있는 연꽃무늬 △중대(中臺·중간 대좌)의 신장상 등이 서로 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제강점기 경주에서 서울로 옮겨진 청와대 불상은 최근 문화재계 일각과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불상은 1912년 경주에 시찰 온 데라우치 마사타케 총독의 눈에 띄어 서울 총독 관저로 이운됐다. 이후 경무대가 광복 이후 청와대로 바뀌면서 경내에 그대로 남게 됐다. 올 6월 “청와대 불상의 문화재적 가치를 검토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떨어진 직후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국가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와대 불상은 높이 108cm로 사각형의 삼단 대좌를 갖춘 9세기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이다. 이런 유형의 사각대좌는 통일신라 후기∼고려시대 초기까지 유행했다. 통일신라시대 사각형 삼단 대좌 불상은 청와대 불상을 비롯해 경주 남산에 있는 불상 3구(약수계 석불좌상, 용장계사지 약사불좌상, 양지암곡 석불좌상)가 있다. 청와대 불상은 보물급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조사 과정에서 청와대 불상의 중대가 현재 국립춘천박물관에 소장된 사실도 밝혀졌다. 청와대 불상은 광배(光背·불상 머리 뒤쪽에 붙는 장식물)와 중대, 하대가 사라진 상태다. 기록에 따르면 1961년까지 청와대 불상의 중대가 경복궁에 있었던 사실이 확인된다. 해당 중대가 불상과 따로 관리되다 2002년 춘천박물관 개관 당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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