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태양전지 한우물 '노벨상 유망주' 뜨다

류준영 기자 입력 2017. 9. 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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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노벨상 시즌을 앞두고 한 통의 예상치 못한 낭보가 날아들었다.

미국 학술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옛 톰슨로이터)가 지난 20일 가까운 장래에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구자 22명을 뽑았는데, 이중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돼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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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학술정보분석기업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노벨화학상 유력 후보로 지목

10월 노벨상 시즌을 앞두고 한 통의 예상치 못한 낭보가 날아들었다. 미국 학술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옛 톰슨로이터)가 지난 20일 가까운 장래에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구자 22명을 뽑았는데, 이중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돼 있다는 거다.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는 2002년부터 43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콕집어 맞춰 ‘노벨상 족집게’란 별칭을 얻는 기업이다.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가 지목한 한국인 과학자가 바로 태양전지 연구 외길을 걸어온 박남규 박사(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다.

매년 ‘노(NO)벨상’이다 보니 노벨상은 어느덧 한국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됐다. 그런 탓에 박 교수가 후보군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주목을 이끌었다. 어떤 이는 그가 황금빛 메달 목표 지점에 거의 도달했다고 하고, 다른 이는 아직 멀었다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존재감을 과학계에 부각시키는 데는 성공했다는 점이다. 박 교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노벨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노벨상 받을 것 같은 연구자 명단에 이름 올린 것 뿐이지만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 같아서 흐뭇합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별다른 비결이 있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저 저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최초·최고에 도전하는 일이 즐거울 뿐입니다.”

박 교수가 페로브스카이트를 태양전지에 적용한 공로를 인정한다는 게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가 밝힌 선정의 변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부도체·반도체·도체 성질과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금속 산화물로 실리콘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사진=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

박 교수와 태양전지는 1997년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 재직 시절 첫 인연을 맺었고, 그가 내딛은 한발한발은 고스란히 태양전지 개발의 역사가 됐다. 그는 1999년 귀국 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염료감응 태양전지 연구를 계속했다. 하지만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광흡수 효율이 낮다는 한계에 직면하면서 새 재료를 찾던 중 ‘페로브스카이트’에 눈을 돌리게 됐다.

“2007년 스위스 생갈렌에서 열린 ‘나노유로2007’에서 일본 토인대학 미야사카 교수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유기염료 대신 사용한 연구결과를 발표했었는데 효율이 2~3% 수준으로 낮아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진 못했죠. 저는 석·박사과정 때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합성하고 특성을 연구한 적 있어 미야사카 교수의 연구결과를 대번에 알아봤어요. 효율을 더 높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본격적인 연구에 뛰어든 거죠.”

박 교수는 2011년 6.5% 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한다. 이듬해 그는 안정성 문제를 후속연구로 해결한 뒤 효율 9.7%에 5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 학계에 보고했다. 이후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세계 연구자들의 관심 대상이 되면서 그의 논문은 학계 참고서가 됐다. 지난해 관련한 연구 논문이 세계 각지에서 2000편 이상 쏟아졌다.

박 교수는 연구자 개인의 학문적 호기심에 기반해 창의성 있는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한 우물 파기’ 연구가 가능하도록 우리 정부와 사회에 ‘기다릴 줄 아는’ 풍토와 환경이 정착된다면 세계를 선도할 연구 성과는 저절로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양전지 연구를 20년 이상 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큰 행운이었죠.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팠던 탓에 전 세계 우수 연구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어요. 많은 노벨상 수상자와 국가가 그러했듯이 연구 성과를 단기간에 요구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문화가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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