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봉쇄에 힘 필요, 신조는 힘 있다" .. 일본에 군사지원 요청?

정효식.윤설영 입력 2017. 9. 22. 01:46 수정 2017. 9. 2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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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유엔 오찬장서 무슨 일이
미·일 정상 나란히 앉아 친밀 과시
트럼프 "문 대통령은 힘 없다" 말해
한국의 유화적 입장 입지 좁아질 듯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오찬장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북한을 봉쇄하는 데 힘이 필요하다. 신조(아베 총리)에게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군이 한반도 유사시 군사행동에 들어갈 경우 일본의 협력과 지원 등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트럼프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해선 “힘이 없다”고 했다며 “(문 대통령이) 북한에 유화적이란 점에 대해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도 당시 만남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주최한 오찬장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미·일 정상 간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A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직함을 빼고 ‘신조’라고 이름만 부른 것은 두 정상의 친밀도를 보여 주는 단적인 장면”이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 내내 밀담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또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옆자리에 앉기를 강력히 원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당시 유튜브 동영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오찬장에 입장한 직후부터 누군가를 찾아 이동해 아베 총리와 만나자 둘이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카메라와 다소 떨어져 있었고 행사장이 대단히 복잡한 상황이어서 녹음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드 테이블에서 아베 총리 바로 옆자리에 착석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헤드 테이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네 번째 자리에 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찬 건배사를 통해 “세계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유엔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며 “여기 모인 대표단이 뭔가 대단한 전기(epic)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의 위대한 잠재력을 위해 축배를 들자”고 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이 군사공격을 단행하면 “북한은 완전히 파괴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아베 총리에게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베 총리에게 “북한은 일본을 초토화하겠다고 했다. 놀랄 만한 성명이다. (그래서 내가) 심상치 않은 상대를 향해 유엔 연설에서 과격한 언어를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8월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일본 열도 같은 건 한순간에 초토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지 오래”라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타락한 정권” “불량 국가” 등으로 지칭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현지시간 21일)에서 문 대통령이 왕따(odd man out)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북한에 유화적인 문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NYT에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함을 악용해 트럼프에게 한국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 줄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워싱턴·

도쿄=정효식·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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