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에 깔린 소녀를 구하라"..애끊는 멕시코 학교 붕괴현장(종합)

입력 2017. 9. 21. 17:06 수정 2017. 9. 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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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사이로 손가락 내밀어 생존 알린 12세 소녀, 14간째 구조 '사투'
부모들, 구조 현장 지켜보며 발동동..총 사망자 240명 안팎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김연숙 기자 = 지난 19일(현지시간) 멕시코에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지 36시간 가까이 지나면서 지진 현장 곳곳에선 '골든타임' 안에 생존자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한 필사적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학생 21명이 매몰돼 사망한 멕시코 남부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에선 어린 생명을 구하기 위한 구조작업이 14시간째 계속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0일 오전, 학교 건물이 무너진 자리에서 잔해 사이로 손가락을 겨우 내밀어 자신의 생존을 알린 한 어린이가 발견돼서다.

이 어린이는 참사 속 '희망의 아이콘'으로 부상, 전 국민의 관심이 이 구조작업에 쏠려있다.

이 학교는 지진으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내려 7~13살 어린이 21명, 어른 5명이 숨졌다. 사고 발생 후 어린이 11명과 교사 1명이 구조됐지만 여전히 학생 다수가 건물 잔해 아래 깔린 상황이다.

[AP=연합뉴스]

현지 방송에 따르면 잔해더미 사이로 손가락을 내민 어린이는 이 학교를 다니던 프리다 소피아(12)로 알려졌다.

프리다 소피아는 돌무더기 틈바구니로 바깥의 구조대원들과 대화하고 긴 호스로 마실 물을 공급받으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구조작업 중 건물 잔해가 무너지면서 혹시 더 있을지 모를 생존자가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잔해 제거 작업은 중장비 사용 없이, 천천히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조대원들은 기다란 강철 파이프를 이용해 터널을 만들어 이 아이가 안전하게 빠져나오도록 한다는 구상이지만 설상가상으로 전날 밤사이 비까지 내려 구조작업은 더욱 더디게 진행됐다.

현지 방송은 이제 겨우 몇㎝ 거리만 남았다며 구조작업이 마무리단계라고 전했다.

학교 건물 잔해에 깔린 소녀가 바같의 구조대원과 손을 맞잡은 광경 [CNN 화면 캡처=연합뉴스]

구조대원을 돕는 알프레도 베가 박사는 이 아이가 평판 사이에 끼어 목숨을 건졌고, 다른 아이들 5명이 함께 있다고 말했다며 희망적인 소식을 전했다.

이에 구조대는 잔해 사이로 카메라를 넣어 안쪽 상황을 살펴봤으며 4명이 더 있는 것이 확인됐지만 생존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프리다 소피아의 부모를 포함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자식의 생사 확인을 위해 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구조 현장을 지켜봤다.

7살 딸의 생사확인을 기다리고 있는 엄마 아드리아나 파고는 "누구도 지금 내 고통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앞 거리 기둥에는 구조된 사람들의 명단이 걸려있다.

이 학교 회계원으로 일했던 오빠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카렌 구즈먼은 학교 앞에서 대기 중이다. 모친은 병원에서 아들을 찾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발생한 지진으로 붕괴한 멕시코시티 남부의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의 모습. 어린이 21명, 어른 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AP=연합뉴스]

가족 찾기에는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도 동원된다.

최소 3명의 부모가 잔해 속 아이들과 왓츠앱으로 대화하며 구체적인 현재 위치 등의 정보를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사고 당일은 멕시코 대지진 32주년으로 실제 지진이 일어나기 2시간 전 대피 모의훈련이 있었지만, 정작 실제 상황에선 경보음이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진 발생 당시 영어수업 중이었다는 12살 루이스 카를로스 에레라 토메는 사고 당시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그는 "내가 화가 나는 게 바로 그것"이라며 "거기서 몇 초를 잃어버린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고 당시 그는 가방이고 책이고 팽개치고 교실 문밖으로 나와 본관 계단으로 향했지만, 벽이 무너지는 걸 보고 몸을 돌려 다른 계단으로 달려 나왔다고 끔찍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초등학교 희생자들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230명을 넘어섰다. AP통신은 사망자 수를 최소 245명, 로이터는 237명, AFP통신은 233명으로 집계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만 사망자가 100여명에 달했고, 멕시코시티 인근 모렐로스 주에서도 70여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컸다.

모렐로스의 작은 도시 호후틀라에서도 최소 14명이 숨지고, 가옥 300채가 무너졌으며 1천500여개 건물이 훼손됐다.

멕시코 정부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20일(현지시간) 지진 희생자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 멕시코시티 남부의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의 모습. [AFP=연합뉴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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