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전북, 대구전에 걸린 K리그 우승 향방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17. 9. 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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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냐, 추락이냐.

프로축구 1강으로 군림하면서 정상 등극을 노리던 전북 현대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승승장구하던 전북이 지난 20일 상주전 1-2 역전패하면서 우승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전북은 여전히 K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2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가 3점으로 좁혀졌다. 승점 3점은 1~2경기 성적으로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차이다. 제주가 최근 10경기에서 8승2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위가 뒤집히는 그림도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최강희 전북 감독(왼쪽) |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오늘날의 전북을 만들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최강희 감독(58)이 사퇴를 암시했다는 사실이다. 최 감독은 상주전 패배 직후 “올해 나의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2005년 전북에 부임해 13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장수 감독이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공격 축구로 유명한 그는 2005년 FA컵 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두 차례 우승(2006·2016년), K리그 네 차례 우승(2009·2011·2014·2015년)을 차지하며 최고의 지도자로 불렸다. 최 감독이 사퇴를 언급한 것은 지난해 K리그를 흔든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이 원인으로 보인다. 당시 사건의 당사자인 스카우트가 지난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최 감독도 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고위 관계자는 최 감독의 발언과 관련해 “직접 통화한 결과 ‘큰 의미 없는 말’이라고 했다. 우리도 확대해석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담담하게 말했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전북으로선 하루 빨리 승리로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해답일 수 있다. 오는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 대구FC전이 K리그 우승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객관적인 전력을 따진다면 강등권과 승점이 같은 9위 대구보다 1위 전북으로 저울추가 한참 기운다. 전북은 올해 대구와의 맞대결에서 1승1무로 우세를 점했다. 그러나 최근 대구가 6경기에서 2승3무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최 감독도 “대구가 스리백 전술이 안정을 찾으면서 얕볼 수 없는 상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북이 수비에 악재가 거듭되면서 공·수 밸런스가 깨진 것도 불안요소다. 좌·우 풀백인 김진수와 이용이 전력에서 이탈해 측면 윙어를 수비로 내리면서 구멍을 메웠지만 최근 3경기에서 5골을 실점하며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대구전에는 수비의 또 다른 축인 김민재까지 징계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위기에 몰린 전북이 믿는 구석은 결국 화끈한 공격이다. K리그 통산 200호골을 노리고 있는 베테랑 골잡이 이동국을 비롯해 브라질 출신 에두와 장신 골잡이 김신욱까지 둘째가라면 서러운 공격수들이 대구전을 벼르고 있다. 최 감독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면 선수들의 분위기가 깨지면 안 된다”며 “이번 위기는 우리 스스로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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