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빌더' 장희성, 그가 보디빌딩에 목을 매는 이유

조형규 2017. 9. 21. 17: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몬스터짐=조형규 기자] 왁스로 한껏 멋을 낸 헤어스타일, 카모플라주 패턴의 슬림핏 바지를 입고 활짝 웃는 얼굴로 인터뷰에 응한 장희성은 만나자마자 “보디빌딩을 너무 사랑하는 백전노장, 장싸부 장희성입니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22년이라는 긴 운동구력을 가진 장희성은 1973년생의 보디빌더다. 우리 나이로 어느덧 45세를 찍고 있는 노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희성은 여전히 현역을 자처한다. 스스로도 ‘워낙 보디빌딩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지금도 후배 선수들과 함께 무대에서 어울리는 것 자체를 즐기는 보디빌딩 러버’라며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보디빌딩을 워낙 사랑하는, 그야말로 보디빌딩 라이프를 살았습니다. 평생 하고 싶죠. 그래서 저는 운동 철학도 조금 달라요. 보통 일부 선수들이나 외국 선수들은 운동 시점이 3~4년 정도를 맥시멈으로 잡고 모든 걸 쏟아 붓잖아요. 하지만 저는 ‘1등보다 차라리 2~3등을 해서 오래 가자’를 모토로 잡았습니다. 죽기 살기로 하는 건 20~30대에 해야 할 것 같고(웃음), 이제는 40대 중반이니깐 건강 챙기면서 꾸준히 오래 가고 싶어요.”

하지만 장희성은 보디빌더 커리어를 이어오면서 나름대로의 고민도 컸다. 바로 사이즈에 대한 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자신의 몸을 가리켜 ‘예쁜 몸’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장희성은 나름대로 국가대표 경력도 있고 그랑프리 수상 이력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직 내가 몸이 완성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다행히 그러한 생각은 최근 새롭게 떠오른 피지크클래식 종목을 통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이뤘다.

“운동을 하니깐 저도 제 몸을 잘 알죠. 사실 정통 보디빌딩을 하기에는 근육량이 조금 모자라거든요. 하지만 최근 클래식피지크 종목이 생기고, 국내에서도 몬스터짐 올스타클래식 같은 대회를 통해 클래식피지크가 도입되는 것을 보고 욕심이 났습니다. 나이는 있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리고 꾸준히 해왔던 구력이 있기 때문에 그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장희성은 국내 보디빌딩·피트니스 시장의 대중화 측면에서도 클래식피지크의 가능성을 매우 크게 점쳤다. 정통 보디빌더들의 근육량과 사이즈가 운동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징그러워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 대신, 클래식피지크는 보디빌더와 일반인들의 경계에 상대적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몸’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종목이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운동도 결국 대중에게 호응을 주고 인기가 있어야 그 종목이 살아남고 오래 가잖아요. 상업성이라는 것도 결국 필요한 요소인데 클래식피지크는 그러한 측면에 잘 부합하는 종목입니다. 클래식피지크 종목을 보고 일반인들도 ‘몸이 좋구나, 예쁘다’ 이렇게 느낀다면 사람들에게 건강미도 어필할 수 있고 접근성도 더 좋아질 겁니다.”

자신이 즐기는 것을 넘어 보디빌딩과 피트니스라는 운동 자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길 원하는 ‘백전노장’ 장희성. 마침 그는 최근 그러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조그마한 일을 하나 맡게 됐다며 들뜬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22년 동안 운동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베풀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최근 제가 국민대학교 글로벌스포츠 학점은행제 보디빌딩 지도교수를 맡게 됐습니다. 덕분에 국내 내로라하는 레전드급 선수들을 외래교수로 초청할 수 있었어요. 이진호, 조남은, 김재욱, 심으뜸, 홍유리 선수들이 외래교수로 이름을 올렸고, 황철순 선수는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정보와 좋은 인프라들을 가지고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피트니스 시장을 선점해 활성화시키고 선도해나가면 좋겠어요.”

운동 22년차에 이제는 ‘지도교수’라는 타이틀도 생겼다. 하지만 장희성은 어디까지나 자신은 ‘현역 보디빌더’임을 힘을 주어 말했다. 끝까지 덤벨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는 그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부탁하자, 장희성은 ‘보디빌딩’과 ‘러브’라는 두 단어만을 짧게 말하며 크게 웃어 보일 뿐이었다.

[사진] 몬스터짐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몬스터그룹 몬스터짐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몬스터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