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뒤엎으려는 트럼프..발목잡는 북한

김혜지 기자 2017. 9. 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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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거나 재협상하길 바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앞에 북한이 장애물로 등장했다.

전 세계를 파멸로 몰고갈 수 있는 핵위기가 하나도 아닌 2개 국가에서 발생해선 안 된다는 경각심이, 국제사회의 이란 핵합의 유지 움직임으로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리 전 장관은 "만약 미국이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처럼 말하고 이란 핵합의를 버리겠다고 한다면, 이는 북한을 해결하려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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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핵위기 '설상가상' 막으려면 합의 보전해야"
"美 국제신뢰 지켜야 北과 협상 가능해"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거나 재협상하길 바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앞에 북한이 장애물로 등장했다.

전 세계를 파멸로 몰고갈 수 있는 핵위기가 하나도 아닌 2개 국가에서 발생해선 안 된다는 경각심이, 국제사회의 이란 핵합의 유지 움직임으로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라면 미국은 한 번 맺은 약속을 끝까지 지킨다는 '신뢰의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미 하나의 잠재적 핵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두 번째(핵위기)로 돌입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고 말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EU가 이란 핵합의를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EU는 2015년 이란과 핵합의를 체결한 6개국 중 3개국을 대표하는 세력이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을 제외한 영국·독일·프랑스가 EU에 속해 있다.

그만큼 핵합의의 향방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EU가 '북핵 위기'를 근거로 합의 보존을 촉구한 것이다.

북핵 위기가 6차 핵실험과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크게 고조된 가운데, 불완전하게나마 봉합된 이란 핵위기를 다시 불거지게 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이란은 미국 등이 핵합의 재협상을 제안한다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재협상을 강요 받는다면 이란은 반발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합의 파기시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엄포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 AFP=뉴스1

2년 전 이란 핵합의 체결을 주선했던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북핵 위기를 근거로 합의 보전을 촉구했다.

다만 그는 추가 긴장을 방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반도 위기의 '해결'을 위해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리 전 장관은 "만약 미국이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처럼 말하고 이란 핵합의를 버리겠다고 한다면, 이는 북한을 해결하려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나온 협상마저 찢겠다고 얘기하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듣고,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김정은 정권은 '이미 체결된 합의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논리를 들며 핵개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이 합의를 유지한다고 해서 북핵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오겠다는 미국 측 목표에 해가 될 요소를 제거할 수는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이날 NYT는 "미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가로 약간의 양보를 해야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또는 그 후임자가 어떤 합의든 던져 버린다면 애초에 왜 협상을 한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대북정책 및 핵 협상 전문가인 웬디 R. 셔먼 전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에서 물러난다면, 이는 미국의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고 따라서 대북 외교를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지적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은 "북한과 이란 문제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합의 파기가 북한과 협상에 있어 미국의 신뢰도를 저해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5일까지 의회에 이란 핵합의 준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시한 전까지 핵합의 파기 여부를 결정해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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