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명.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명.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댓글 부대를 통한 여론 조작과 관련해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이 21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사이버 외곽팀 활동을 관리한 심리전단은 3차장 산하 조직으로 이 전 차장은 댓글 공작을 주도한 실무 책임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후 2시 이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 전 차장은 이날 오후 1시43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외곽팀장에게 돈이 지급된 것을 알고 있었는가' '원세훈 전 원장에게 직접 보고했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응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의 작성자와 보고자는 어떻게 되는가' '청와대에 보고했는가' '보수 단체 지원을 인정하는가'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이 전 차장을 상대로 외곽팀과 관련된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차장은 민간인으로 구성된 외곽팀이 온라인 상에서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 관여 활동을 하도록 지시하고 그 대가로 수십억원의 활동비를 지급한 과정 전반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이 전 차장을 불러 조사하는 것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소환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그간 외곽팀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등의 조사를 통해 외곽팀 활동에 원 전 원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차 수사 의뢰된 외곽팀장 18명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자금 내역 등이 담겨 있는 영수증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 전 단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구속한 검찰은 원 전 원장과 이 전 차장에게도 국고손실,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