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사장 구속에 현직 부사장 사망..충격에 휩싸인 KAI

안정준 기자 2017. 9. 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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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충격에 휩싸였다.

검찰 수사 장기화로 경영 공백에 유동성 위기가 겹친 데다 각종 의혹의 핵심인 전직 사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이 같은 비극이 발생해서다.

2006년 공군 준장을 끝으로 전역한 김 부사장은 당시 정해주 KAI 사장이 영입한 인사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부사장의 비극이 KAI에 대한 검찰의 방산 및 경영비리 수사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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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장기화에 유동성 위기 겹친 상태에 현직 임원 변고까지.."참담한 심정일 뿐"

고위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충격에 휩싸였다. 검찰 수사 장기화로 경영 공백에 유동성 위기가 겹친 데다 각종 의혹의 핵심인 전직 사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이 같은 비극이 발생해서다.

21일 KAI와 사천시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김인식 KAI 부사장(사진)이 경남 사천 사남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김 부사장이 목을 맨 흔적을 찾아내 사인을 자살로 추정하고 있으며, 자살로 추정되는 3장의 유서가 발견됐다. 고인은 유서에 "잘해보려고 했는데 누를 끼쳐 미안하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회사 내에서 해외영업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2006년 공군 준장을 끝으로 전역한 김 부사장은 당시 정해주 KAI 사장이 영입한 인사로 알려졌다. 회사 주변에선 김 부사장이 이번 하성용 전 사장의 경영비리 혐의 문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KAI 관계자는 "우리도 기사를 통해 비보를 접했다"며 "각종 의혹이 불거져 나오는 것을 보며 임직원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태였는데, 현직 임원 변고까지 생겨 참담한 심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 시작 두 달이 넘어선 KAI 관련 의혹은 시간을 더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지난 19일 소환된 하성용 전 사장이 조사를 받는 혐의인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 관련 분식 △협력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원가 조작을 통한 국고 지원 부당 수수 △정·관계 인사 채용비리 등이다.

두 달여 간 각종 의혹이 쏟아졌지만, 검찰이 수사를 통해 낸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오히려 검찰이 KAI 일부 경영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법원이 2차례나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검찰과 법원간의 대립만 불거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본사와 서울사무소가 수차례 압수수색을 받고 임원들이 무더기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회사 내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사 명예가 실추된 것과 관련, 하 전 사장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높았다.

유동성 위기까지 겹쳤다.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자 금융권이 여신과 대출만기 연장을 거부하면서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에 문제가 없는데도 단기적으로 유동성 불일치가 지속돼 부도가 우려되는 '흑자도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김 부사장의 비극이 KAI에 대한 검찰의 방산 및 경영비리 수사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사업 및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 등과 관련될 수 있는 사업부의 유력 인사의 사망으로 조사 전체가 자칫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돼서다. 조사를 받고 있는 혐의자들이 대부분의 혐의를 망자에게 떠넘길 경우 진실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KAI 관계자는 "김 부사장의 변고와 관련, 아직 그 배경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련 조사 현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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