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강진]생존자의 소리를 들어라..구조현장에서 들어올린 주먹과 '침묵하라'
[경향신문] 19일(현지시간) 규모 7.1 강진으로 건물이 무너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푸에블라주, 모렐로스주 곳곳에서 사람들이 손을 치켜들었다. 자원봉사를 하러 현장에 달려온 시민들은 즉석으로 ‘침묵(Silencio)’이라고 쓰인 종이 팻말을 꺼내 들었다. 누군가의 신음소리,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멕시코 현지 언론들은 “구조당국이 생존자를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제안한 방법이 손을 들어 올려 침묵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자원봉사에 나선 주민들이 손을 들어 올리면 즉시 일대가 조용해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20일 홈페이지 첫화면 제목을 “주먹을 올려, 침묵!”이라고 달았다.
미겔 앙헬 오소리오 총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버스킷과 주먹을 들어올린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면서 “쉼없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이를 돕는 자원봉사자들과 구조대원들이 멕시코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
오랜 세월 잦은 지진을 겪어 온 멕시코인들이 익숙한 듯 자원봉사에 나서 구조에 힘을 보태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노티시아스유니비시온은 “전화선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이 건물 잔해에서 구조된 이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벽에 붙여놓거나 메가폰으로 이름을 크게 읽는 영상을 찍어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와 연락이 두절된 가족과 친척들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조현장에는 포크레인 같은 전문장비만 있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양동이, 나무상자, 쇼핑카트, 손수레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가지고 먼지 자욱한 피해현장으로 달려온 자원봉사자 수백여명이 길게 줄지어 서서 무너진 건물 잔해를 트럭으로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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