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직접 담근 '간장게장' 싣고 뉴욕 간 이유

박세원 기자 2017. 9. 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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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한인경로회관’을 방문해 300여명의 동포 어르신들에게 곰탕을 대접했다. 곰탕과 함께 간장게장, 깍두기, 배추김치를 찬으로 내놨는데 이는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에서 직접 담가 대통령 전용기에 실어 가져온 것이다.

김정숙 여사는 ‘외국에 계신 어르신들이 가장 드시고 싶어 하지만 쉽게 접하기 힘든 음식이 무얼까’하는 고심 끝에 간장게장으로 메뉴를 정했다. ‘게는 살이 별로 없어 푸짐하지가 않은데…’라는 생각도 들어 돌게에 새우를 곁들여 게장을 담갔다.

어르신들에게 대접한 점심. 곰탕과 김정숙 여사가 직접 담근 새우가 들어간 게장, 깍뚜기 그리고 배추김치.


인사말에서 김정숙 여사는 “두 눈에 가득한 애틋함으로 조국이 잘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눈에 어른거렸다”며 “워싱턴에서도 시니어센터를 먼저 찾고, 뉴욕에서도 여기 플러싱의 어르신들부터 뵙고 싶었다”고 했다. “자식 때문에 이역만리 말도 안 통하시는 곳에 이민 오셔서 한국이 특유의 근면과 성실로 설움과 눈물을 극복하고 살아오신 애환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며 어르신들과 공감하기도 했다.

그는 “각자가 기억하는 한국의 모습은 다를 것”이라며 “누군가는 슬레이트 지붕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즐겁거나 서글프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컬러 TV 앞에 둘러앉아 잘 사는 조국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옹기종기 모여 앉아 레슬링 시합을 응원하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지금은 번화가가 된 강남을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논밭으로만 기억하기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듯 세월이 변하고, 한국이 변해도 조국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어르신들의 마음은 변함없이 한결같아 늘 고맙다”고 전했다.


어르신들은 “게장과 깍두기에서 고국의 정이 묻어나는 것 같아 특별히 더 맛있다”며 김정숙 여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회관 앞에는 김정숙 여사의 방문 소식을 듣고 각 지역에서 ‘문님 환영 뉴욕 번개모임 미씨 USA’ 회원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이들은 후원금을 모아 경로회관에 전달했다.

플러싱은 이민 1세대들이 정착해 뉴욕 최대의 한인타운이 형성된 곳이다. 뉴욕에서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김정숙 여사가 방문한 ‘한인경로회관’은 교회의 지하 공간을 빌려 운영하고 있는데 평소에도 어르신들께 식사를 제공하고 다양한 취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새로 문을 여는 ‘한인 커뮤니티 센터’로 이전해 더 넓고 쾌적한 시설을 제공한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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