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에 '청와대 석불좌상' 쌍둥이 불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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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경북 경주에서 서울로 옮겨져 지금은 청와대 관저 뒤쪽에 안치된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과 형태가 매우 유사한 쌍둥이 불상이 경주 남산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석불좌상을 조사한 임영애 경주대 교수는 "경주 남산 약수계에 청와대 석불좌상보다 약간 더 크지만, 형태와 양식은 동일한 불상이 있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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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제강점기 경북 경주에서 서울로 옮겨져 지금은 청와대 관저 뒤쪽에 안치된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과 형태가 매우 유사한 쌍둥이 불상이 경주 남산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석불좌상을 조사한 임영애 경주대 교수는 "경주 남산 약수계에 청와대 석불좌상보다 약간 더 크지만, 형태와 양식은 동일한 불상이 있다"고 21일 밝혔다.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은 불상의 머리인 불두(佛頭)가 없고 무너져 있는 상태다. 이 불상은 일제강점기에 이미 조사된 바 있다. 조선총독부가 1941년 펴낸 '경주 남산의 불적(佛蹟)'이라는 책에 그림과 사진이 남아 있다.
임 교수는 두 불상의 공통점이 무엇보다 '삼단사각대좌'라고 강조했다. 삼단사각대좌는 사각형 하대(下臺)·중대(中臺)·상대(上臺)로 구성된 대좌를 말한다. 통일신라시대 불상의 대좌 중에는 팔각형 하대와 중대에 원형 상대를 올린 '삼단팔각대좌'가 많다.
임 교수는 "삼단사각대좌는 고려시대 전기에 유행한 대좌로 알려졌다"며 "청와대 석불좌상과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은 삼단사각대좌가 쓰인 가장 이른 시기의 불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단사각대좌, 두툼한 팔과 손을 보면 불상의 제작 시기는 9세기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대좌 안에 들어간 문양도 두 불상의 공통점이다. 상대(上臺)의 문양을 비교하면 연꽃무늬가 반복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임 교수는 설명했다.
임 교수는 "왼팔과 왼 무릎에 있는 긴 물방울 모양의 옷 주름도 비슷하고, 오른쪽 옆구리와 팔 사이에 구멍을 뚫었다는 점도 같다"며 "옆구리와 팔 사이에 공간을 만들면 불상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팔이 부러질 우려가 있어 작업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 교수는 조사 과정에서 청와대 석불좌상의 중대(中臺)가 국립춘천박물관에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중대는 본래 경복궁에 있었으나, 2002년 국립춘천박물관이 개관할 당시 이전됐다. 신영훈 전 한옥문화원장이 1961년에 쓴 기록에도 불상의 중대가 경복궁에 별치(別置)돼 있다는 내용이 있다.
청와대 석불좌상 중대의 사면에는 갑옷을 입고 손에 긴 칼을 쥔 신장상이 새겨져 있다. 신장상은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의 중대에도 똑같이 있다.
임 교수는 "청와대 석불좌상의 하대는 아직 찾지 못했다"며 "1939년 작성된 오가와 게이키치(小川敬吉)의 보고서에도 하대의 소재를 파악하려다 실패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을 참고하면 청와대 석불좌상의 하대를 복원할 수 있다"며 "국립춘천박물관 중대까지 합쳐 과거의 형태로 되돌리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주 남산 혹은 이거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청와대 석불좌상은 높이 108㎝, 어깨 너비 54.5㎝, 무릎 너비 86㎝로, 경주 석굴암과 양식이 유사하다. 풍만한 얼굴과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한 눈이 특징으로 '미남불'로도 불린다.
서울시 유형문화재인 이 불상은 최근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승격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임 교수는 "청와대 석불좌상은 광배와 하대는 떨어져 나갔지만, 얼굴과 손의 일부 훼손을 제외하면 매우 온전하게 보존됐다"며 "보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주 문화계에서 주장하는 불상 이전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쓰러진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도 쌍둥이 불상이라는 점을 고려해 원형을 복원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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