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이대론 안된다·시리즈 전문] 히딩크 아닌 '히딩크 조언'에 답있다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서 모든 연령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
거스 히딩크 2002 한·일월드컵 대표팀 감독이 최근 한국 축구를 위해 건넨 조언이다. 아직도 커다란 이슈의 중심에 있는 히딩크 감독이 자신의 감독 희망설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이다. 어쩌면 한국 축구에 히딩크가 감독으로 오는지 여부보다 더 중요하고 큰 화두다. 그가 진심을 다해 건넨 조언은 한국 축구의 오늘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1골만 넣으면 6만 관중 앞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지난달 31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만 떠올려 보면 된다. 상대가 한 명 퇴장당한 수적 우위에서도 한국 축구는 어땠나. 붉은 바다를 이룬 안방 상암벌에서도 상대를 전혀 압도하지 못했다. 선수와 감독은 애꿎은 잔디 탓만했다.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이란 선수들은 가볍게 볼터치하고 자신있게 한국을 압박했다. 한국은 투박한 볼터치와 제대로 된 전진패스 없이 공격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감독과 전술 이전에 기술의 질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국가대표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축구의 최근 몰락 조짐은 심상치 않다. 지난 6월 내심 4강까지 노렸던 20세 이하 월드컵은 홈에서 16강 진출에 그쳤다. 지난해 이 대표팀은 아시아 무대 8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16세 이하(U-16) 대표팀도 아시아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7월에는 U-22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6위인 동티모르에 0-0으로 비겨 큰 충격을 안겼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해온 프로축구 K리그는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단 한팀도 오르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모든 연령대에서 총체적 난관에 빠져 있다. 이제 아시아에서도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 성인 대표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연령대별로 기술을 끌어올리지 못한 한계에 봉착했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10여년간 연령별 청소년 팀을 지도한 정정용 U-18 대표팀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기술과 창의성을 끌어올리지 못한 누적된 결과가 각 연령대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축구는 히딩크 감독의 부임이 아니라 그의 조언에 주목해야 한다. 히딩크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한국은 2002년까지 월드컵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쉽지 않겠지만 젊은 선수를 발굴해서 교육해야 한다. 5~6세부터 18세까지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서 모든 연령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기술 교육이 연계돼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을 튼튼히 쌓으라는 얘기다.
스포츠경향과 경향신문은 기술 축구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한국 축구의 현재를 돌아본다. 풀뿌리 초등학교 축구부터 중·고 학원 축구를 거쳐 프로무대까지 단계별로 집중점검하며 대안을 모색한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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