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한일여자챔피언십] 젊은 재능들의 성장세를 확인한 삼성생명

박정훈 2017. 9. 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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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가드 윤예빈

[바스켓코리아 = 박정훈 기자] 젊은 재능들의 성장세를 확인하며 악조건 속에서 선전을 펼쳤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아산 이순신 체육관에서 열린 2017 한일 여자농구 클럽 챔피언십에서 4개 팀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대한민국과 일본의 리그 우승, 준우승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최강’ 아산 우리은행을 꺾었지만 일본 클럽인 JX 에네오스, 도요타 안텔로프스에게 패하며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에서 삼성생명은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팀의 높이를 책임지는 배혜윤(183cm, 포워드), 양인영(184cm, 포워드), 허윤자(183cm, 센터)가 부상 때문에 나오지 못했다. 꼬리뼈가 부러진 후 회복 단계에 있는 최희진(179cm, 포워드)도 결장했고, 고아라(180cm, 포워드)와 김한별(178cm, 가드)은 대회 도중 부상을 당했다. 키가 큰 선수들 대부분이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다. 

장신 선수가 거의 다 빠진 삼성생명은 스몰 라인업을 내세웠다. 178cm의 김한별-김민정이 파워포워드-센터로 뛰었다. 김한별이 빠진 이후에는 가드 4명을 동시에 투입한 후 이민지(173cm)와 윤예빈(180cm)이 3, 4번으로 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은 마지막 경기였던 JX 전을 제외하면 높이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16일 도요타와의 경기는 후반전에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63-67로 패했지만 리바운드는 오히려 더 많이 잡았다.(43>42) 17일 경기에서는 김한별이 우리은행 김정은(180cm, 포워드)과의 골밑 대결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며 전반전에만 16점(35-19)을 앞섰다. 

포워드, 센터 라인이 초토화 된 삼성생명이 첫 2경기에서 선전을 펼친 비결은 가드 선수들의 약진 덕분이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역시 김한별이었다. 팀 사정상 파워포워드로 뛴 그는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며 전문 빅맨 못지않은 위압감을 내뿜었다.

에이스 박하나(176cm)도 분전을 펼쳤다. 그는 2대2 공격의 볼핸들러로 나서며 상황에 따라 패스 또는 중거리슛을 선택했다. 약속된 움직임에 의한 받아 던지는 슛도 뛰어났다. 일본 여자농구의 레전드 가드 오가 유코(도요타)가 “마치 마이클 조던처럼 점프슛이 좋았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삼성생명 가드 강계리

젊은 가드 선수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대회 내내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선 1993년생 강계리(164cm)는 저돌적인 돌파와 과감한 외곽슛, 재치 넘치는 패스, 적극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제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첫 경기였던 도요타 전에서는 18득점 11리바운드 9도움의 ‘트리플 더블’에 근접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대회 도중 만난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강계리는 근성이 있는 선수다. 작고 힘도 약하지만 모든 선수가 다 크고 힘이 좋은 것은 아니다. NBA에도 작은 선수가 있고 WKBL도 마찬가지다. 계리보다 작은 선수도 있다. 거기에 개의치 말라고 한다. 스스로 2년간 경기를 뛰면서 이런 부분이 좀 올라온 것 같다.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가드가 되야 한다.”며 강계리가 성장한 이유로 신장 콤플렉스 극복을 꼽았다. 

강계리 역시 “내가 골밑까지 들어갔는데 빼주는 과정에서 미스를 하면 감독님한테 혼난다.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가서 왜 빼주냐고 지적하신다. 또 작은 키는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다, 밑에서 누르면 된다고 늘 강조하신다. 이제는 키가 콤플렉스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이제는 작은 키를 약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997년에 태어난 윤예빈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그는 2015년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혔지만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지난 2시즌 동안 1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윤예빈은 17일 경기에서 15점을 넣으며 우리은행 격파에 앞장섰고, 40점차(54-94)로 패한 18일 JX 전에서도 9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윤예빈은 180cm의 큰 키를 활용하는 공격을 펼쳤다. 포스트업과 돌파를 적극적으로 시도했고, 하이포스트 피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임 감독은 윤예빈에 대해 “능력으로 보면 포인트가드가 더 맞는다. 그 선수가 가진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 장신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겠다.”며 장신 가드의 이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전했다. 윤예빈은 “하이포스트에서의 움직임이 아직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포스트업을 계속 하는데 감독님께서 공격을 하면서 바깥에 있는 동료들의 기회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신다.”며 큰 키를 활용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마지막 경기였던 JX 전에서 54-94로 대패했다. 경험 부족과 높이 열세(리바운드 26<47)가 겹치면서 무너졌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4분 이상을 뛴 주전 선수는 박하나(30분 47초)뿐이었다. 주축 선수들이 다 빠진 상황에서 지난 시즌 일본여자농구리그(WKBL) 전승 우승을 차지한 ‘일본 최강’에게 패한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삼성생명은 이 경기 전까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분명 의미 있는 수확을 거둔 대회였다. 

사진 제공 = WKBL

박정훈 14ko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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