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스포티비 김하늘 CP, 2017 롤챔스를 돌아보다

2017. 9. 2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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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분할 중계가 시작되고 어느새 세 스플릿이 끝났다. 분할 중계가 시작될 당시 많은 이야기가 있었고, 그만큼의 이슈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분할 중계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상황이다.

스포티비 게임즈 김하늘 CP는 2015년 롤 케스파컵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맡아 중계 전반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비판도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스포티비 게임즈만의 롤챔스 중계 컬러를 찾아 시청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서머 스플릿이 끝난 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하늘 CP는 여전히 방송에 문제도 많고 만족스럽지 않다고 털어놨다.

과연 롤챔스 방송을 지휘하는 입장에서 이번 스플릿은 어느 정도의 목표 달성과 함께 새로운 목표를 남겼을까. 김하늘 CP는 방송에서 어떤 것을 보여줄지, 그리고 보는 것이 자랑스러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롤챔스가 OGN과 스포티비 게임즈로 나뉘어 중계된 지 어느덧 세 스플릿이 지났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약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흐른 건데 본인의 소감은 어떤가.

여전히 리그 오브 레전드는 재미있다. 하지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해줘야 하는 고민은 계속한다. 예전에는 내가 재미있는 걸 보여준다는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뭘 재미있어하고 뭘 즐거워할지 찾고 있다. 그걸 찾아야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방송 자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거 같은데, 방송 시스템이 안정되면서 가능해진 생각이라고 본다. 중계 초반만 하더라도 방송 중 이슈로 많이 고민했는데 올해는 눈에 띄게 경기 중단 상황이 줄어들었다. 본인은 만족하고 있는지.

넥슨 아레나 시설 때문에 일어나는 하드웨어 이슈는 거의 없었다. 있어도 케이블이 빠진다거나 하는 작은 이슈였다. 네트워크 등의 이유로 일어나는 경기 중단 이유를 찾아 해결하려고 했는데 원인을 찾지 못해서 그냥 네트워크와 PC등을 전부 교체했다. 그러니까 해결되더라.

이제 PC나 네트워크 환경은 괜찮을 정도로 안정되었고, 같은 이슈로 경기 중단이 일어나지는 않을 거다. 돌발 상황이 안 일어난다고 확신은 못 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같이 일어나는 공통적인 문제 외에는 시스템 문제로 일어나는 문제는 없을 거다.
 

이번 스플릿에서 새로 나왔던 이야기가 중계진 이야기였다. 시청자들이 아쉽다거나, 듣기에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방송을 제작하는 본인은 중계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매력은 있지만, 그 매력이 만개하지 못한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중계진과 제작진 모두 스스로 부족한 게 뭔지 알고 있고,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처음 리그 오브 레전드 중계를 시작했을 때 출연진과 어떻게 하면 롤챔스 중계를 일반 스포츠와 비슷하게 하면서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생각했고, 지금도 계속 생각하고 있다. 아직 방송이 완성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좋아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연상은 아나운서가 이번 스플릿부터 분석 데스크에 합류했는데, 어떤 점을 보고 야구 아나운서 출신인 그와 같이 일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서머 스플릿이 끝나고 나서 연상은 아나운서를 평가해보자면.

새로 같이 방송할 아나운서를 찾는데 알아본 사람 중 제일 괜찮았다. 예전에는 새로운 분위기를 찾았다면, 이제는 스포츠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아는 경험 있는 아나운서가 필요했다. 연상은 아나운서가 그런 사람이었다.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을 만드는 사람이 연상은 아나운서였다. 단순히 얼굴과 목소리만 가지고 아나운서를 뽑고 싶지 않았다.

이제 첫 스플릿이 끝났고, 연상은 아나운서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다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이 매력적인 사람인데, 그 매력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고 지금이 그 과정이라 생각한다. 분명히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 기대한다.
 

게임 내 옵저버도 스포티비 게임즈가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넓은 맵에서 벌어지는 일 중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잘 잡아내는데, 이전 스플릿과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이전에 옵저버도 잘하는 친구였다. 그런데 지금 옵저버는 그 이상으로 더 잘하더라. 이진세 옵저버인데,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었다. 하스스톤을 하다 만났는데, 우연히 게임에서 매칭됐고, 게임이 끝난 후 친구로 추가해서 게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옵저버로 같이 일하게 됐는데 잘 하더라.

여태 게임 방송에서 게임 외부 연출에 비해 게임 내부 연출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 그래도 나는 게임 내부 연출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쁠 때는 하지 못하지만, 게임도 계속 하고 있다. 게임 내부 연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 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거다. 

이건 게임을 해야 알 수 있다. 나도 방송 중에 옵저버에게 이야기하고, 옵저버도 방송 중에 내게 다음 상황 중 어떤 게 중요한지 말한다. 게임을 보는 거 만으로는 힘든 일이다. 교전 후에 추격을 하는지, 아니면 타워를 부수러 가는지, 본진에 가서 정비를 하는지, 이건 경험으로만 알 수 있다.

옵저버에게 중요한 것은 시야와 게임 티어다. 다이아몬드 티어는 되어야 옵저빙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스포티비 게임즈 롤챔스에는 옵저버가 넷이고, 각자 맡은 분야에서 훌륭히 옵저빙을 해내고 있다. 리플레이를 담당하는 옵저버도 있을 정도다. 나와 옵저버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어느 순간에 리플레이를 띄울지, 멀티뷰를 띄울지 결정한다. 초반에는 잘 안맞았지만 서로 맞추다보니 좋은 화면이 나왔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할 생각이다.

하루에 두 경기를 하며 1경기 팀과 2경기 팀이 같은 대기실을 쓰는 문제도 있었는데, 이번 스플릿에는 2경기 팀에 호텔을 제공하며 이런 상황을 해소했다. 호텔을 제공하기에는 비용 등 문제가 많았을 텐데.

원래 넥슨 아레나에 추가 대기실을 만들려 했다. 이건 작년 서머부터 고민하던 일이었다. 그런데 예산이 생각 외로 많이 필요했고, 결국 다음 해로 넘어갔다. 당시에는 PC나 네트워크 공사 등의 문제가 더 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부에 공간을 못 만들면 근처에 더 좋은 공간을 찾으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근처 호텔을 제공하게 된 계기다. 그리고 이번 스플릿부터 대기실에서 코칭스태프나 대기 선수들이 경기 내 보이스를 모두 들을 수 있도록 했기에 더더욱 대기실 분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1세트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도 피드백을 통해 2세트에서는 좋은 경기를 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을 넥슨 아레나에 만들고 싶었다. 다른 부분에서도 앞으로 더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

롤챔스 포스트 시즌 티켓 가격이 평소 경기의 두 배 가까이 되는데, 넥슨 아레나에서 진행되는 포스트 시즌 경기에서는 와드 볼펜과 노트를 관객들에게 추가 증정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방송으로 경기를 보는 건 공짜인데, 와서 보는 건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찾아와서 보는 데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 데 어떤 게 있을까 고민했다. 선수를 직접 본다는 장점이 있지만 우리 환경이 책정된 금액에 걸맞는가 하면 그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담당자들과 고민했다. 한 명이라도 와서 보는 게 나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려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티켓 가격이 비싼 포스트 시즌에는 와드 볼펜과 노트를 증정하기로 했다.

금액에 맞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그게 사운드가 될 수도, 넓고 선명한 스크린이 될 수도 있다. 언젠가는 오페라 극장에서 보는 것처럼 좋은 경험을 선사하고 싶지만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거고, 계속 노력해서 정말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서머 스플릿을 종합해 생각해보자면 어땠던 거 같나. 그리고 이번 스플릿에 개선하지 못한 부분과 내년 시즌에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일단, 아직 우리 중계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중계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데 그러지 못했다. 기술적-장비적-공간적 한계가 분명하다. 내 경험의 한계일 수 있다. 매번 방송에서 이러한 한계를 뚫어내며 일하고 있다. 분명 초창기보다는 많이 바뀌었지만 내가 그리고자 하는 모습이 방송에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서 아직 방송에서 고칠 게 많다. 문제도 많고 만족스럽지도 않다. 항상 방송에 들어가기 전 프로젝트를 처음 맡은 거처럼 처음부터 생각한다. 하던 대로 안 하니까 나랑 일하는 사람들이 싫어하더라. 더 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년에는 방송에서 게임을 보는 데 방해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승강전을 통해서도 보였지만, 게임 바깥보다는 안을 더 설명할 수 있도록 밴픽부터 고민할 거 같다. 겨우내 고민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플릿의 비주얼이나 콘셉도 콜라보를 통해서 어떻게 해볼지 고민이다.

마지막으로 스포티비 게임즈를 통해 롤챔스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늘 봐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고, 안 보시던 분들도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다. 방송 퀄리티가 더 좋아지면 자연스레 보실 거 같긴 하다. 부끄럽지 않은 방송을 만들고 이 방송을 보는 게 자랑스럽다고 느끼게 하고 싶다. 선수, 팀, 방송, 종목을 보고 응원하는 걸 자부심을 가지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다 보면 롤챔스를 보는 사람도, 스포티비 게임즈 중계를 보는 사람도 늘 거로 생각한다.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시청자들이 좋은 방송을 봤다고 이야기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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