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당사자들이 고통 분담 땐 금호타이어 충분히 회생 가능"

임지선 기자 입력 2017. 9. 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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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간담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20일 “금호타이어는 이해당사자들이 고통 분담을 하면 충분히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이 진보개혁 성향이란 평가에 대해선 “합리적 원칙주의자”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지난 11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자리에선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타이어 문제에 집중됐다. 지난 12일 중국 더블스타와의 금호타이어 매각협상이 최종 결렬된 후 산은은 금호 측으로부터 자구계획안을 받아 검토 중이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의 대원칙은 독자 생존이 가능한지 여부”라며 “금호타이어는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협조해서 고통을 분담한다면 충분히 회생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해당사자는 주주, 근로자, 채권단, 지역사회 등을 말한다.

이 회장은 그러나 ‘긍정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의 자구안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금호타이어가 이런저런 부분을 고치면 회생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일 뿐”이라며 “이 같은 큰 그림 속에 박 회장의 자구안을 담는다면 박 회장에게 맡기는 것이고, 아니라면 (박 회장이)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구계획안이 실행 가능한지, 성공 가능한지를 검토해 이르면 내주 초 늦으면 내주 후반에 주주협의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의례적인 면담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구계획안 평가가 우선이고 그 이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 대기업 위주의 경제 정책을 비판해 온 진보주의적 학자로 통한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한 번도 진보적이고 개혁적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합리적인 원칙주의자인데 합리적 원칙을 이야기하다 보니 진보개혁이라고 사회에서 분류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대기업 위주의 경제산업 구조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왔는데 이제는 대부분 동의가 이뤄진 것 같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혁신 창업 기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살아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우리 경제의 다이내믹(역동성)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점진적으로 대기업 지원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세간에서 그를 두고 ‘장기하(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경기고, 하나금융) 라인’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자 “사실무근”이라며 “개인적으로 가수 장기하씨를 좋아한다”고 웃어넘겼다. 그는 “현 정부와 정책 철학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는 부인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원칙에 어긋나는 요구가 없으리라 단언하지만 그런 일이 있더라도 한 기관을 책임지는 기관장으로서 제 의견을 전달하고 협의해 나가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추가 자금 지원으로 비판을 받은 대우조선해양 위기와 관련해서는 ‘급한 불’은 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당초 2조9000억원 지원하기로 했으나 6000억원밖에 안 들어갔다”면서 “그만큼 유동성이 개선됐다는 것이고 한숨 돌렸지만 앞으로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서는 “실사 단계를 거쳐 9월 말 매각공고를 낸다”며 “내년 초쯤 매각이 성사되리라 예측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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