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에 웬 영상제작실?..이름만 바꾼 '성매매 노래방'

이호건 기자 2017. 9. 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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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제작은 면허 정지가 없어요, 벌금만 내면 된다 이거죠"

<앵커>

성매매 업소로 변해버린 서울 가락시장 앞 노래방 실태, 지난주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법 영업이 성행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업주들은 단속에 걸려 폐업 처분을 받으면, 업종을 노래연습장에서 영상제작실로 바꿔 계속 영업했는데 영상제작실이 되면 영업정지 같은 각종 행정처분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법 성매매 노래방이 난무해 성업 중인 가락시장 앞 먹자골목. 그런데 업소들 간판을 보니 작은 글씨로 '영상제작실'이라고 써놓았습니다.

영상제작실은 원래 손님이 노래를 부르면 녹음해 CD나 파일로 만들어주는 곳. 하지만 여기선 성매매 노래방일 뿐입니다.

[전 가락시장 노래방 영업실장 : 실질적으로는 영상제작 영업 안 해요. 완전히 가짜예요. 무늬만 영상제작인 거고.]

왜 이렇게 하는 걸까. 노래연습장은 성매매가 처음 적발되면 영업정지 한 달, 두 번째는 영업정지 두 달, 세 번 째에는 폐업 처분을 받습니다. 그런데 영상제작실 업종은 이런 행정처분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전 가락시장 노래방 영업실장 : 영상제작은 면허 정지가 없어요. 벌금만 내면 된다 이거죠.]

[가락시장 노래방 업주 : 시작은 노래연습장으로 다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1년여 좀 지나면 그 영업신고서 유지하는 업소가 극히 드뭅니다. 이 동네 절반은 정식 노래연습장이 아닐 거라고…]

단속에 걸린 업주들이 영상제작실로 업종만 바꿔 성매매 노래방 영업을 이어가는 겁니다. 낮에는 영업을 안 하는 것처럼 문을 닫아 위장합니다.

[가락시장 노래방 업주 : 솔직히 이 동네가 문 걸어 잠그고 해요. 어딜 가도 다 노래방 문 닫혀 있어서 바깥에서 조금 얼쩡거리고 있으면 CCTV 카메라로 다 보고 있잖아요. 그때서야 문 열어 줘요.]

이렇게 업소마다 건물 외부에 설치한 CCTV는 단속 동향을 살피는 데도 유용합니다.

[가락시장 노래방 업주 : 여기 있는 CCTV 영상만 다 취합해도 하루 24시간 이 동네 전체를 다 감시할 수 있을 정도로 골목골목마다 빈틈없을 겁니다.]

골목 마다 상주하다시피 하는 보도방, 즉 접대부 소개업자들은 사복 경찰까지 골라내 업소에 알려줍니다.

[전 가락시장 노래방 영업실장 : 거기에 보도방들이 한 120군데가 돼요. 그 사람들이 사복경찰들이 어디 한군데 걸렸으면 보고 제보 이야기해주죠.]

갖가지 수단을 동원해 가락시장 앞 성매매 노래방들은 경찰의 단속을 비웃으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VJ : 김종갑) 

▶ 간판만 노래방…가락시장 먹자골목 '24시간 불법 성매매'
     

이호건 기자hog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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