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 누'부터 '태백산맥'까지..시대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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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문학 초창기부터 1980년대까지 베스트셀러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20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5년만 해도 베스트셀러 50편 중에 소설이 15종 정도고 그중 12~13종이 한국 소설이었던 반면,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5년에는 베스트셀러에서 문학의 비중이 줄고 그나마 베스트셀러 소설도 대부분 외국 소설이 점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소설이 주를 이루었던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돌이켜 봄으로써 위축된 문학의 사회적 위상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시 기획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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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베스트셀러 24편 특별전
집필도구·사진 등 추가자료 전시도
[한겨레]
한국 근현대 문학 초창기부터 1980년대까지 베스트셀러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소설에 울고 웃다’라는 이름으로 인천 한국근대문학관에서 26일 개막해 12월10일까지 열리는 근현대 베스트셀러 특별전이 그것. 1906년 작인 이인직 소설 <혈의 누>에서부터 1983년에 1권이 출간된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까지 작품 24편이 전시에 나온다.
전시는 연대순에 따라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혈의 누>와 함께 <월남망국사>(소남자) <금수회의록>(안국선)이 나오는 1900년대를 시작으로 <장한몽>(조중환) <추월색>(최찬식) <무정>(이광수) 등이 포함된 1910~20년대를 지나 <고향>(이기영) <순애보>(박계주) <찔레꽃>(김말봉) 등의 1930년대로 나아간다. 이어서는 <자유부인>(정비석) <광장>(최인훈) <토지>(박경리) 등의 1950~60년대를 거쳐 <별들의 고향>(최인호) <겨울여자>(조해일) <영자의 전성시대>(조선작) <인간시장>(김홍신) <태백산맥>(조정래) 등 1970~80년대 베스트셀러 소설들로 전시가 마감된다. 전시에 나오는 책은 대체로 문학사에 비중 있게 언급된 작품들이지만, 송완식의 소설 <명금>(1921)은 웬만한 문학 연구자에게도 생소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당시 크게 흥행에 성공한 할리우드 영화 <더 브로큰 코인>(The Broken Coin)을 각색한 작품. 송완식은 주시경이 운영한 조선어강습원 출신인데, 이번 전시에는 주시경 타계 4개월 전 같이 찍은 졸업사진도 처음 공개된다.
한국근대문학관은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만이 아니라 작가의 집필 도구와 사진 등 50여점의 추가 자료 역시 전시에 포함시켜 관람객이 흥미를 느끼도록 배려했다. 이광수가 글을 쓸 때 사용한 책상 위에 두었다는 청동 불상, 박경리의 호미와 육필 원고, 영화 <자유부인> 리플릿, 영화 <별들의 고향> 주제곡 엘피 음반, <인간시장> 영화관에서 관객에게 나누어 주었던 성냥 등으로 다채롭다. 전시장에서는 또 <흙> <순애보> <자유부인> 등 이번 전시에 나온 베스트셀러 소설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일부를 감상할 수도 있다.
전시 개막일인 26일 오후 3시에는 작가 김홍신이 ‘한국 소설과 베스트셀러, 그리고 <인간시장>’이라는 제목으로 특별 강연을 하며, 낭독 전문가 공혜경이 <토지>와 <인간시장> 등 전시된 작품을 낭독하는 공연을 펼친다. 문학관은 11월 중순께 베스트셀러와 관련한 포럼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20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5년만 해도 베스트셀러 50편 중에 소설이 15종 정도고 그중 12~13종이 한국 소설이었던 반면,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5년에는 베스트셀러에서 문학의 비중이 줄고 그나마 베스트셀러 소설도 대부분 외국 소설이 점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소설이 주를 이루었던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돌이켜 봄으로써 위축된 문학의 사회적 위상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시 기획 취지를 밝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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