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몸집만 키운다고 신용도 높아지진 않는다"(종합)

이명철 2017. 9. 2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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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자본 확충 아닌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성과 중요"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른 수익성 하방 압력..신용도 우려
20일 열린 한국신용평가 미디어브리핑에서 박일문 연구원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이명철 기자)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책 지원에 힘입어 대형 증권사 자본 확충이 이어지고 있지만 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늘어난 자본으로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2실 실장은 20일 서울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미디어브리핑에서 “대형 증권사 위주 자본 확충이 신용도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본 확충보다는 성과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최근 1~2년간 미래에셋대우(006800)를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016360),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008560) 등 대형사의 자본 확충이 이어지는 추세다. 이는 자본을 늘릴수록 혜택을 줌으로써 증권사간 합종연횡을 통한 자발적 구조조정을 바라는 금융당국의 정책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시 발행어음을 허용토록 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 등도 같은 맥락이다.

증권사 특성상 신용도 평가에서 자본은 큰 영향을 미치지만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권 실장은 “증권사는 위험을 인수해 수익을 창출하는 업종인데 이를 결정하는 것이 자본”이라며 “자본이 클수록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에 더 노출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자본이 늘어난다고 신용등급 또한 올라가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초대형 IB사업자 신용등급은 증권업 전체의 실링(Ceiling)으로 자본 확충이 등급 상향으로 이어지려면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질적 개선을 동반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요 회사별 발행어음 영업의 이익기여 수준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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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의 초기 발행어음 영업을 통한 이익 규모를 시뮬레이션 한 결과 초기 이익 기여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마진율 1.5%, 포트폴리오 평균 대손부담률 0.5% 가정 시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4개사 자기자본이익률(ROE) 증가율은 0.1~0.7%포인트, 영업이익 증가율 0.9~5.8% 수준으로 조사됐다. 그는 “발행어음 영업 성과라기보다는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 때문”이라며 “자본 역량을 바탕으로 정책당국이 주문한 진정한 초대형 IB로 발돋움 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세미나에서 권나현 수석연구원은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등 자동차 산업에 대해 “업황 하락으로 실적 우려에 직면했다”며 “수익성 하방 압력과 중국 판매량 감소, 친환경차로 패러다임 전환이 주요 크레딧 이슈”라고 진단했다. 자동차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 신차 개발 등 비용 증가 요소가 상존하고 있고 중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 등 당분간 부진이 해결될 기미가 없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대로 전환하는 데 대한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다. 권 연구원은 “신흥국·유럽시장 반등이 미국이나 중국, 내수시장 부진을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금 소요를 상회하는 본원적 현금창출력 변화에 따라 신용등급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경우 지급여력(RBC)제도 변경에 따른 우려가 있지만 전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박일문 연구원은 “보험 산업 전망 자체가 좋지 않고 보험사 신용도는 다소 등락이 있을 순 있지만 RBC비율 100%를 맞추지 못해 부실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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