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일 이동걸 산은 회장, 박삼구 회장측에 '강한 메시지'

변휘 기자 입력 2017. 9. 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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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한 지 10일만에 취재진을 불러 모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판단을 유보했지만 동시에 "박 회장은 (긍정적 평가의) 그림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그간 호남에 지역구를 둔 여권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해외매각 반대' 명분 아래 사실상 박 회장 측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실세'로 평가받는 이 회장이 여권을 설득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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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회생 긍정적" 朴회장 자구안은 에둘러 '선긋기'..내주 주주협의회 관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신임 이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경영방침과 함께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2017.9.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한 지 10일만에 취재진을 불러 모았다. 스스로 "업무를 파악한 후 만나는 게 도리지만 (언론에서) 궁금해하는 현안이 많아 미룰 수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빠른 만남이었다. 50분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준비된 발표문 없이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자연스럽게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질문이 대다수였다. 이 회장의 '이례적인' 간담회를 시장이 예사롭지 않게 보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은 회생 가능성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협조해서 고통을 분담한다면 충분히 회생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긍정적'이라는 평가는 금호타이어 기업 본연의 경쟁력에 대한 것이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판단을 유보했지만 동시에 "박 회장은 (긍정적 평가의) 그림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박 회장 측과의 거리를 두는 뉘앙스의 발언이 이어졌다. 우선 이 회장은 "2015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왜 이렇게 빠른 속도로 경영이 악화됐는지 면밀히·분석·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간 전문경영인으로 금호타이어 경영을 맡아 온 박 회장의 입장에서는 '책임론'을 피해갈 수 없는 대목이다.

자구안 평가의 기준에 대해서는 "자구안대로 실현이 가능한 지 실행했을 때 금호타이어의 회생이 가능한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회장의 자구안에 대해서는 산은 내부적으로 '불신'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2일 자구안을 제출한 뒤 13일 산은의 요청으로 설명을 했고, 또 다시 '보강' 요청을 받아 지난 18일 보완된 내용을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채권단이 요구한 중국법인 인수 투자자의 면면과 유상증자 자금 조달 계획 등은 끝내 명쾌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의 '실현 가능성' 단계부터 산은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회생에 협조해야 할 '이해관계자'로 주주·채권·근로자·지역사회 등을 꼽으면서 "기업의 독자생존을 꾀하는 구조조정의 대원칙 아래 특수한 개인이 개입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분(박 회장)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회생의 목적은 기업이지 개인(박 회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매각 실패 원인과 관련해 이 회장은 '언론의 평가'에 의존해 "박 회장 쪽에서도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기회가 될 때 이 회장을 만나겠다'는 박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의례적인 면담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의 발언을 두고 명목은 '취임 기자간담회'였지만 사실상의 금호타이어 '작심 발언'의 자리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른 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그간 상표권 협상 등을 두고 박 회장에 끌려 다닌 과정을 감안해 사실상 박 회장의 자구안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친 것 아닌가"라며 "산은 외 다른 채권단에 '동참'을 독려하는 메시지로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가능한 일자리를 많이 유지하는 방향으로 기업 회생을 추진한다면 정치권도 오히려 지원해 줄 것"이라는 이 회장의 발언에도 주목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그간 호남에 지역구를 둔 여권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해외매각 반대' 명분 아래 사실상 박 회장 측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실세'로 평가받는 이 회장이 여권을 설득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채권단 내부에서는 박 회장 측의 자구안에 대한 찬·반 이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주협의회는 다음주 중 열린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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